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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부동산 민심이 사납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폭등하고 전세난까지 심화하자 ‘이번 생에 집 사기는 망했다’는 뜻의 ‘이생집망’, 무주택자의 좌절감∙우울감을 뜻하는 ‘부동산 블루’란 씁쓸한 신조어까지 나온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이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들을 쏟아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망언’이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논란이 됐던 현정부 주요 인사들의 부동산 관련 발언을 ‘팩트체크’ 해봤다.파워볼실시간

◆김현미 “30대, ‘영끌’ 말고 좀 더 기다려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8월3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했다는 뜻)해서 집을 사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앞으로 서울과 신도시 공급 물량을 생각할 때 기다렸다가 합리적 가격에 분양받는 게 좋을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저희는 조금 더 (매수를) 기다리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의 호언장담 이후에도 집값은 잡히지 않았고, 오히려 8월 이후 전·월세 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전세난’까지 가중됐다. 결국 김 전 장관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내정된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민간이 아닌 ‘공공성 확보’를 전제로 한 사업 추진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 안정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변 후보자는 학자 시절부터 토지임대부 주택, 환매 조건부 주택 등의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

30대 또한 김 전 장관의 조언에도 ‘영끌’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입건수는 작년보다 2배 증가한 2만9287건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36.5%에 달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지난 8월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지난 8월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홍남기 “임차인 주거안정 효과 나타나기 시작”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월 제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기존 임차인의 주거안정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9월 국회를 통과한 임대차보호법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 것이다.파워볼사이트

하지만 정책 책임자인 그도 임대차보호법 때문에 ‘전세 난민’ 신세를 겪었다. 홍 부총리가 당시 거주했던 서울 마포구의 전셋집의 집주인이 전세 계약이 끝나는 내년 1월 실거주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고, 그가 대신 들어가려던 경기 의왕시 아파트의 세입자는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입주 당시 6억원 중반대였던 홍 부총리 전셋집의 당시 시세는 9억원 이상으로 2년 사이 2억5000만원 이상 오른 데다 전세 매물이 귀해진 터라 홍 부총리의 처지가 난처해졌다는 전언도 나왔다. 결국 홍 부총리는 세입자에게 ‘이사비’ 명목의 위로금을 주고서야 자신 소유의 의왕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후 홍 부총리는 전세난에 임대차3법이 부분적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했다. 지난달 19일 홍 부총리는 부동산시장 점검회의에서 “임대차 3법으로 많은 임차가구가 계약갱신의 혜택을 본다”면서도 “기존 임차계약 만료 등으로 새로이 집을 구하시는 분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

◆청와대 “김조원 등 다주택 처분하려 노력중”

노영민 비서실장의 ‘다주택 처분’ 권고에도 청와대 참모들이 주택 매각을 하지 않자 지난 7월31일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조원 등 참모 8명이 다주택을 보유 중이며, 한 명도 예외 없이 모두 처분 의사를 표명하고 처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세보다 2억원이나 높게 매물을 내놓아 ‘매각 시늉’만 한다는 비판을 들었던 ‘강남 2주택자’ 김조원 전 민정수석은 퇴직 시점까지도 한 채도 집을 처분하지 않았다. 갖은 비난에도 버틴 그는 8개월동안 6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이혜훈 “전세살이… 집주인 전화에 밥 안 넘어가”

서울 반포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15년 무주택자의 설움’을 토로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 발언도 논란이 됐다.동행복권파워볼

이 전 의원은 최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집주인한테 전화가 오는 날이면 밥이 안 넘어가더라”며 전세살이의 고달픔에 공감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이 거주 중인 아파트가 서울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아파트로 전세금만 26억원인 것으로 알려지며 역풍을 맞았다.

2016년 8월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대 국회 신규 재산등록 내역에 따르면 이혜훈 전 의원이 남편과 함께 신고한 재산은 65억2140만원이었다. 당시 21억원이던 아파트 전세권과 상가 3채, 예금 등을 합한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이 거주 중인 아파트는 4년 만에 전세금이 약 5억원 오른 것인데 이를 융통할 만한 재력이 있었던 이 전 의원이 자신을 ‘전세 난민’인 것처럼 소개하는 것은 ‘서민 코스프레’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8월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5분 연설로 큰 주목을 받았던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도 해당 연설 얼마 전 주택을 처분한 ‘다주택자’였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슷한 비판을 받았다.

◆김진애 “국민의힘 주변엔 왜 이리 ‘억억억’ 스캔들 많나”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지난달 20일 금태섭 전 의원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재산을 언급하며 “국민의힘 주변엔 왜 이리 ‘억억억’ 스캔들이 많냐”고 했다가 오히려 ‘내로남불’ 지적을 들었다. 금 전 의원 자녀의 32억 재산 형성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김진애 의원이 4주택자임이 알려져서다.

지난 8월 공개된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 재산공개에 따르면, 김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다세대주택 3채, 배우자 명의로 인천 강화군에 단독주택 1채를 보유 중이다. 김 의원은 “어쩌다 다주택자가 됐다, 종부세 잘 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노영민 비서실장이 지난 8월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윤종인 신임 개인정보보호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노영민 비서실장이 지난 8월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윤종인 신임 개인정보보호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반드시 부동산 가격 잡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2년차를 맞은 2019년 11월,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안정화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안정화되고 있다”며 “반드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 이후 1년이 흐른 지금, 상황은 오히려 악화했다. 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가장 가운데 있는 값, 평균값보다 시세 파악에 더 적합)은 6억635만원이었다.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 문 대통령의 대담 직후인 2019년 12월(8억9751만원)에는 9억원에 육박했다.

그 후 1년이 흐른 올해 11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3510만원으로, 문 대통령의 장담이 무색하게 오히려 1억535만원 상승했다. 취임 초기인 2017년 5월(6억634만원) 대비 54.2%나 뛴 수치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처럼 공급이 묶인 상황에서 너도나도 ‘패닉바잉’을 계속해 수요 증가가 지속될 경우 임기 말 집값은 지금보다 더 급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세청, 2020년 상반기분 장려금 지급
홈택스서 확인, 10일 신청 계좌로 입금
가구 총소득·재산 합계액 등 요건 있어
신청 못 한 가구, 내년 3·5월 추가 신청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정부가 2020년 상반기분 근로 장려금을 전국 91만 가구에 3971억원을 지급했다. 102만 가구(4383억원어치)가 신청했지만, 요건을 채우지 못한 11만 가구는 심사과정에서 탈락해 받지 못했다.

국세청은 10일 “지난 9월1~15일 근로 장려금을 신청한 102만가구의 심사를 마치고 이날 지급을 마쳤다”면서 “심사 및 지급 결과는 홈택스 웹사이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손택스’, 자동 응답 시스템(ARS) 등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근로 장려금 지급일을 지난 2019년 대비 일주일 이상 앞당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 가구를 더 빨리 지원하기 위해서다.

지급이 결정된 근로 장려금은 신청인이 신고한 예금 계좌를 통해 10일까지 입금된다. 계좌를 신고하지 않은 경우 우편으로 받은 국세 환급금 통지서와 신분증을 갖고 우체국을 방문하면 현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대리인이 수령하는 경우에는 신청인·대리인의 신분증과 위임장을 함께 챙겨야 한다.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7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노인인력개발센터에서 열린 '노인 일자리 및 사회 활동 지원 사업'에 모집에 일자리를 구하는 많은 노인이 신청을 하고 있다. 2020.12.07. jc4321@newsis.com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7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노인인력개발센터에서 열린 ‘노인 일자리 및 사회 활동 지원 사업’에 모집에 일자리를 구하는 많은 노인이 신청을 하고 있다. 2020.12.07. jc4321@newsis.com


◇가구당 44만원…60대 이상·20대 이하가 60% 이상

가구당 평균 지급액은 44만원이다. 유형별로 보면 단독 가구는 53만가구(58.2%), 홑벌이 가구는 35만 가구(38.5%), 맞벌이 가구는 3만 가구(3.3%)다. 지급 금액은 단독 가구 1916억원(48.2%), 홑벌이 가구 1894억원(47.7%), 맞벌이 가구 161억원(4.1%)이다.

근로 유형별로는 일용 근로 가구가 48만 가구(52.7%)로 상용 근로 가구(43만 가구·47.3%) 대비 5만 가구 많고, 5.4%포인트(p) 높다. 지급 금액은 일용 근로 가구 2005억원(50.5%), 상용 근로 가구 1966억원(49.5%)이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이 59만 가구(34.9%)로 가장 많았다. 20대 이하가 48만 가구(28.4%), 50대 27만 가구(16.0%), 40대 19만 가구(11.2%), 30대 16만 가구(9.5%)가 뒤를 이었다. 지급 금액은 60대 이상 6821억원(35.9%), 20대 이하 4534억원(23.9%), 50대 3388억원(17.9%), 40대 2469억원(13.0%), 30대 1757억원(9.3%)이다.

지급액 규모별로는 100만원 이상~150만원 미만이 42만 가구(24.9%)로 그 비중이 가장 크다. 50만원 이상~100만원 미만이 41만 가구(24.3%), 50만원 미만이 38만 가구(22.4%)다.

[세종=뉴시스] 근로·자녀 장려금 신청 기준 자가 확인도. (자료=국세청 제공)
[세종=뉴시스] 근로·자녀 장려금 신청 기준 자가 확인도. (자료=국세청 제공)


◇’재산 합계액 2억원’ 확인…내년 3월에도 신청 가능

근로 장려금은 저소득 가구의 근로 유인을 높이고, 소득을 지원하기 위해 지급한다. 단독 가구는 총소득 2000만원, 홑벌이 가구는 3000만원, 맞벌이 가구는 3600만원 미만이면 받을 수 있다. 또 가구원 재산 합계액이 2억원 미만이어야 받을 수 있다. 이 요건을 채우면 단독 가구 150만원, 홑벌이 가구 260만원, 맞벌이 가구 300만원 한도로 지급된다.

만 18세 미만의 부양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 장려금도 받을 수 있다. 홑벌이·맞벌이에 관계없이 가구 총소득이 4000만원 미만이고, 가구원 재산 합계액이 2억원 미만이면 자녀 1인당 50만~70만원씩을 받을 수 있다.

이 요건에 해당하지만, 앞선 기간에 상반기분 근로 장려금을 신청하지 못 한 가구는 2020년 하반기분(내년 3월)이나 정기분(5월) 신청 기간에 하면 심사를 거쳐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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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지난 8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사 술접대 의혹' 폭로가 사실이라고 판단했음에도 검사 2명을 불기소 처리한 것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스1
검찰이 지난 8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사 술접대 의혹’ 폭로가 사실이라고 판단했음에도 검사 2명을 불기소 처리한 것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스1

검찰이 지난 8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사 술접대 의혹’ 폭로가 사실이라고 판단했음에도 검사 2명을 불기소 처리한 것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향응·수수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현직 검사 나모씨와 검사 출신 이모 변호사, 김 전 회장을 지난 8일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A와 B검사의 향응 수수 금액이 100만원 미만이었다고 판단해 기소하지 않았다.

현행 청탁금지법 처벌 규정에 따르면 직무 관련성과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 검찰은 접대비용 총 536만원에서 밴드비용과 유흥접객원 추가 비용인 55만원을 제외한 뒤 5명으로 나눌 경우 향응수수액이 96만2000원이므로 A검사와 B검사는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의 이같은 결정에 시민단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검사가 술자리에 참석해 접대를 받은 일 자체가 부적절한 일임에도 단순히 금액을 기준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법무법인 백승의 한범석 변호사는 9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수수액을 기계적으로 나눠 100만원이 안 돼 김영란법 위반이 아니라는 해석은 법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검사가 참석해 접대받은 일 자체가 부적절한데 수사대상이 검사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할 ‘제 식구 감싸기’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커피는 안 되고 99만원짜리 술접대는 되나

9일 현재 페이스북에는 '검사님들을 위한 99만원짜리 불기소 세트'라는 제목이 붙여진 사진이 퍼지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9일 현재 페이스북에는 ‘검사님들을 위한 99만원짜리 불기소 세트’라는 제목이 붙여진 사진이 퍼지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현재 페이스북에는 ‘검사님들을 위한 99만원짜리 불기소 세트’라는 제목이 붙여진 사진이 퍼지고 있다. 공직자가 적절성 여부와 상관없이 100만원 미만으로만 술접대를 받으면 처벌을 면할 수 있다는 청탁금지법 규정을 두고 비아냥이 이어지고 있는 것.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사진을 공유하며 “빵 터졌다”며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행태를 비판했다.
96만원 술접대를 받은 검사들이 불기소 처리되면서 서울시 소방본부 감사팀이 소방대원들에게 무료로 커피를 제공하지말라고 병원에 요구했던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병원은 환자를 이송해온 소방대원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병원소속 카페의 커피와 생수를 무료로 제공해 왔다. 하지만 익명의 제보자가 “소방관들이 환자를 병원에 데려다 주는 대가로 커피를 무료로 마신다”고 서울시 소방본부 감사팀에 제보했고 감사팀은 자체조사를 거친 후 병원 측에 무료 커피 제공을 중단할 것을 알린 바 있다. 감사팀은 추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나은수 기자 eeeee03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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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수사 끝 전 대통령들 구속 이끌어
수혜 입은 현 정부와도 갈등 빚어
‘표적수사’ 논란에 끊이지 않는 ‘대망론’까지

세르지우 모루(왼쪽 사진) 당시 법무장관이 2019년 6월 브라질 의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윤석열(오른쪽 사진) 검찰총장이 2020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오대근 기자
세르지우 모루(왼쪽 사진) 당시 법무장관이 2019년 6월 브라질 의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윤석열(오른쪽 사진) 검찰총장이 2020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오대근 기자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윤석열 당시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장, 2013년

“주인을 모시려고 정부에 들어간 게 아니다.”
세르지우 모루 전 브라질 법무장관, 2020년

발언의 시차도 있고, 둘이 서 있는 장소는 지구 정 반대편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윤석열 검찰총장과 브라질의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장관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말을 했으며, 또 비슷한 길을 가고 있습니다.

전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수사를 했고, 현 정부에서 중용됐지만 결국 입장 차로 인해 집권 세력과 갈등을 빚은 끝에, ‘잠재적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것까지 꼭 닮아 있습니다.


전 대통령들 줄줄이 감옥에 보내다

2019년 6월 브라질 의회 앞에 슈퍼맨 복장을 한 세르지우 모루 법무장관의 풍선이 등장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권의 격렬한 지지자들은 이 때만 해도 모루를 자신들의 영웅으로 여겼다. 브라질리아=AP 연합뉴스
2019년 6월 브라질 의회 앞에 슈퍼맨 복장을 한 세르지우 모루 법무장관의 풍선이 등장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권의 격렬한 지지자들은 이 때만 해도 모루를 자신들의 영웅으로 여겼다. 브라질리아=AP 연합뉴스

세르지우 모루는 2014년부터 브라질 파라나주 쿠리치바의 연방 판사로서 ‘라바 자투(세차작전)’라는 이름의 반부패 수사를 지휘했습니다. 이는 모루가 우리나라에서 검찰의 역할을 일부분 분담하는 브라질의 ‘수사판사’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부패로 얼룩진 브라질 정가에 대한 수사는 그 동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리멸렬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모루는 속전속결로 수사와 기소, 재판을 진행해 국민들의 찬사를 얻었습니다.

‘라바 자투’ 수사팀은 해외에서도 유명한 브라질 건설사 오데브레시 등이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에 대형 계약 수주의 대가로 뇌물을 줬고, 결과적으로 브라질 정치권으로 흘러든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좌파 노동자당(PT)의 유력주자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징역형을 선고 받았고, 지우마 호세프 당시 대통령은 2016년 탄핵됐습니다. 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을 이끌며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한 미셰우 테메르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비리에 연루돼 2019년 퇴임 후 수감됐습니다. 이렇게 국민 영웅, ‘슈퍼 모루(SuperMoro)’가 탄생했습니다.

이는 윤석열 현 검찰총장의 과거 정권에 대한 수사가 결국 전 대통령들의 구속으로 이어진 것과 닮아 있습니다.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게 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수사팀장으로 합류해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국정농단 연루자 사법 처리에 앞장섰습니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으로 발탁됐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을 수사해 구속으로 이어졌습니다. 모루가 브라질의 국민영웅이 된 것처럼, 국민들이 당시 윤석열 지검장의 ‘호쾌한 수사’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정치적 수사’ 논란도 지속

2019년 10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대가 세르지우 모루 당시 법무장관이 감옥에 들어간 것으로 묘사한 포스터를 든 채 행진하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모루가 룰라를 정치적 목적으로 표적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리우데자네이루=AP 연합뉴스
2019년 10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대가 세르지우 모루 당시 법무장관이 감옥에 들어간 것으로 묘사한 포스터를 든 채 행진하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모루가 룰라를 정치적 목적으로 표적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리우데자네이루=AP 연합뉴스

물론 모루의 수사가 지나치게 일방적이고 정치적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았습니다. 2016년 당시 모루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룰라를 감옥에 집어넣을 심산이었습니다. 그는 호세프 당시 대통령이 룰라에게 면책 특권을 부여하기 위해 룰라를 장관으로 임명하려는 논의를 한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고, 이는 룰라의 수감과 호세프의 탄핵으로 이어지는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 2019년 좌파 성향의 독립언론 ‘인터셉트’는 2016년 당시 모루와 연방검사들이 나눈 대화 내용을 폭로했고, 이를 근거로 모루가 룰라를 표적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모루는 2020년 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나의 수사를 정치적 박해로 취급하려는 시도가 있다”며 “룰라에 대한 나쁜 감정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수사에 대한 갖가지 뒷말이 끊이지 않는데, 이는 ‘라바 자투’로 촉발된 브라질 정계 개편의 최대 수혜자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이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총장 역시 검찰총장을 맡게 된 2019년까지만 해도 야권으로부터 ‘코드 인사’ ‘코드 수사’라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2018년 이재수 전 기무사 사령관의 세월호 사찰 의혹을 수사하던 도중 이 전 사령관이 투신자살했을 때 ‘검찰의 몰아가기 수사’가 원인이란 지적이 나왔습니다. 현재는 거꾸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 때문에 여당 의원들이 비슷한 지적을 하고


‘살아있는 권력’과 또 갈등

5월 17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장관의 얼굴 사진이 붙은 관을 든 채 행진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들은 이제 모루 전 장관을 '배신자'로 부른다. 브라질리아=AP 연합뉴스
5월 17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장관의 얼굴 사진이 붙은 관을 든 채 행진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들은 이제 모루 전 장관을 ‘배신자’로 부른다. 브라질리아=AP 연합뉴스

모루가 의도했든 아니든, ‘라바 자투’의 최대 수혜자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브라질 대통령입니다. 룰라와 호세프, 테메르 등 기성 정치권의 유력 주자들이 부패 수사에 연루되면서 2018년 대선에서 낙승했습니다. 그는 “정치에 관여하기 싫다”던 모루를 법무장관 자리에 어렵사리 불러들이면서, 조직 범죄와 부패 척결에 기대감을 더했습니다.

하지만 모루는 임기 2년 만인 올해 4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며 사임했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으로부터 다짐을 받았던 “부패 척결과 법치에 대한 의지”가 사라졌다고 정부를 직격했습니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보우소나루 정부가 방해했다는 게 모루의 불만이었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두 아들의 부패 혐의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시점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법무부를 거치지 않고 마우리시우 발레이슈 연방경찰청장을 해임하도록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발레이슈 전 청장은 모루가 연방판사이던 시절 ‘라바 자투’를 함께한 ‘모루 사단’이라 할 만합니다.

윤석열 총장 역시 검찰총장으로 깜짝 발탁된 직후 ‘살아있는 권력’을 겨냥한 수사가 도화선이 돼 정부·여당과 갈등 관계가 됐습니다. 윤 총장이 지휘한 검찰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 가족을 입시비리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집중 수사해 기소했고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올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알려진 검사들을 인사 조치 했고, 결국 윤 총장을 징계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죠. 다만 윤 총장은 모루와는 반대로 잘못한 것이 없다며 자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치에 본격 뛰어드나

윤석열 검찰총장의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를 하루 앞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정문 앞에 화환이 줄지어 쌓여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를 하루 앞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정문 앞에 화환이 줄지어 쌓여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총장은 지난해부터 자신을 대선주자 여론조사에 넣지 말라고 요청해 왔습니다. 모루도 정치에 뜻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 했구요. 하지만 주변의 시선은 그렇지 않습니다.

윤 총장이 뚜렷한 후보가 없는 보수 야권의 대권 주자로 지목되고 있는 것처럼, 모루 역시 ‘포퓰리스트’인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좌파 진영의 룰라 전 대통령에 밀려 이렇다 할 대표 인물이 없는 브라질 중도 보수 진영의 잠재적 구심점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일단 모루는 최근 엉뚱하게도 국제 컨설팅 기업인 ‘알바레즈 앤드 마살’에 취업했습니다. 모루의 가족이 반부패 수사를 진행하면서 온갖 외압에 시달린 그의 정계 진출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모루의 부인 호잔젤라 모루는 최근 브라질 언론 ‘에스타두 지 미나스’와 인터뷰에서 남편의 정치권 진출 가능성을 두고 “1년, 2년, 10년 뒤를 벌써부터 얘기할 것은 아니다”라고 여지를 남겼는데요.

윤 총장은 10월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국민에게 봉사하겠다”고 발언하며 ‘윤석열 대망론’에 불을 지폈습니다. 모루 역시 2022년 대선에 출마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침묵하고 있는데, 정치적 상황에 따라서는 이미 사인(私人)이 된 모루가 기존 중도 보수 성향 정당에 참여하거나 독자 세력을 구축할 수 있다는 예측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현직인 윤석열 검찰총장과, 법무장관까지 했으나 결국 자리를 내려놓은 세르지우 모루는 스스로 ‘결코 정치적이지 않다’고 하고 있지만, 이미 각 나라 정치권의 중요 인물에 서 있습니다.

윤 총장은 당장 10일 열리는 법무부 징계위원회에서 해임될 수도 있는, 운명의 갈림길을 앞에 뒀습니다. 어쩌면 윤 총장도 모루 전 장관의 사례처럼 ‘대망론’의 덩치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여론의 기대가 정말로 이들을 정치라는 소용돌이의 중심으로 끌어들이게 될 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한국일보 www.hankookilbo.com (무단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게릴라성 폭우·비정상적 가뭄
11월 낮기온 26도 등 이상기후
해수면 해마다 4~5mm 높아져
6년새 용천수 22곳도 사라져
삶터·문화재 바닷속 잠식 공포
용머리해안 탐방로 침수 300일
한라산 고유종 구상나무 등
23종 기후변화 여파 멸종 눈앞

탐방로가 바닷물에 잠겼다. 처음엔 ‘파도 때문이겠거니’ 했단다. ‘이번 대조기는 유독 물이 많은가보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단다. 하지만 점점 탐방로가 바닷물에 잠기는 날 수가 늘어갔다. 지난 2008년에는 탐방로 위에 콘크리트로 새 탐방로를 덧씌워야만 했다. 그런데도 탐방로가 물에 잠기는 날 수가 계속 늘었다. 올해는 탐방로를 온전히 출입할 수 있는 날 수(1월~11월 334일 기준)가 39일밖에 되지 않았다.

해수면 상승으로 피해 입는 서귀포시 용머리 해안의 얘기다.

한반도 최남단 제주도가 사라지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이 늘면서 극심한 기후변화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제주도가 직면한 기후변화는 바나나, 망고같은 ‘열대과일’이 많이 자라는 열대화 수준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제주도가 본래 모습을 잃고 있다”고 우려한다.

제주도 저지대에서는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침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날씨도 점차 매서워진다. 지난 11월에는 낮 기온이 26도까지 치솟는 더위가 찾아왔다. 지난 9월에는 태풍 마이삭이 큰 피해를 남겼다. 게릴라성 폭우와 비정상적인 가뭄도 해마다 번갈아 가며 찾아오고 있다.

헤럴드경제는 최근 제주도가 직면한 기후위기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1월 직접 제주도를 찾았다.

7일 해앙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조위관측소의 평균 해수면 높이(164.8cm)는 55년전과 비교했을 때 23.4cm 높아졌다. 해마다 약 4~5mm씩 해수면 높이가 상승하고 있다.

제주도 해안마을 주민에겐 삶을 위협하는 공포다. 제주도와 서귀포 중심부 ‘구(舊) 해안가’ 마을은 해수면 상승에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른지역보다 지대가 낮다. 대조기와 태풍 피해가 한꺼번에 덮치는 여름이면 마을 일대는 침수로 쑥대밭이 된다. 태풍이 오지 않는 평소에도 대조기면 해안길까지 물이 차오른다.

제주시의 동한두기마을, 외도와 내도 일대가 대표적이다. 강종수(56) 동한두기 마을회장은 “비가오면 마을 내 67가구 중 20가구는 물에 잠긴다”면서 “새로 집짓는 주민한테는 침수대비해서 50cm씩 집을 높여 지으라고 말할 정도”라고 우려했다.

지난 8월 말에서 9월초 께, 제주도를 강타한 ‘대형 태풍’ 마이삭 때는 동한두기마을이 큰 피해를 보았다. 강 회장은 “태풍 올 것 같으면 이제 차를 마을 밖 높은지대로 빼놓는다”면서 “불편하지만 태풍와서 침수되면 차는 다 못 쓰게 되니까 어쩔 수 없다”며 한숨을 내 쉬었다.

제주도 사람들이 오랜 세월 활용해왔던 용천수도 위기에 놓여있다. 제주연구원이 최근 진행한 ‘용천수 전수조사 및 가치보전·활용방안 마련’ 보고서에 따르면 현존하는 용천수 656개소 중 17%(111개소)는 해수면 인근에 분포한다. 기후변화 시나리오(RCP) 8.5에 따른 한반도의 해수면 상승은 2050년 40c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로라면 이들 용천수가 아예 바닷속에 잠겨버릴 수 있다.

실제로 용천수는 해마다 그 숫자가 줄고 있다. 제주연구원의 이번 용천수 전수 조사에서 6여년 전 조사에서 확인했던 용천수 22개소가 사라졌다.

외도 용천수 인근에서 만난 토박이 김형진 씨는 “물은 계속 차오르는데, 사람이 쓸 수 있는 물은 점차 줄어드는 것 같아 아쉽다”고 혀를 찼다.

해수면 상승으로 위험에 처한 것은 마을만이 아니다. 제주도 해안지역에는 많은 문화재가 분포하고 있다. 국가지정 문화재 보물 1187호 불탑사 오층석탑, 천연기념물 439호 우도 홍조단괴 해빈, 천연기념물 526호 용머리해안 등 많은 문화재들이 해수면이 상승하면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용머리해안은 특히 문제가 심각하다. 해수면 상승으로 지난 2008년 콘크리트를 덧발라 놨음에도 탐방로가 다시 잠기기 시작했다. 최근 침수일수는 300일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해수면 상승이 많은 문화재를 앗아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창열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제주도 해수면 상승률은 세계 평균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상황”이라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삼양, 협재 해수욕장도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을지 모르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도 “해안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된 제주도에는 문화재도 해안 중심으로 분포한다”면서 “이들은 해수면 상승이나 여기따른 해일, 침식 문제에 취약하다”고 했다.

기후변화의 여파는 ‘제주도의 천장’ 한라산 정상부까지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곳에 주로 분포하는 구상나무다. 구상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한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쓰이는 나무기도 하다. 구상나무는 한라산 해발 1400m부터 분포하는데,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여파로 뿌리부터 가지끝까지 하얗게 말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헤럴드경제가 지난달 18일 직접 찾은 서식지에도 말라붙은 나무들만이 즐비했다. 제주도 기온이 1도씩 올라갈 때마다 제주도의 구상나무 서식지는 위로 150m씩 이동한다. 비교적 저지대인 해발 1400m 지역에 있는 구상나무는 다른 수종에 자리를 뺏긴다.

최근에는 1700~1800m 지대에 있는 나무들도 죽어가는데, 지난 2012년에는 태풍 볼라벤, 2013년 극심한 가뭄이 제주도를 찾아오면서 이를 버티지 못한 구상나무들이 죽은 것이라고 한다. 전체 구상나무의 46%가 현재 고사목(죽은 나무) 상태다.

고정군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생물권지질연구과장은 “제주도 지역의 기후극한값(특정 기후현상의 정도의 최대치)은 예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면서 “예전에는 극한값이 낮아 제주도 기후에서 살아남았던 생물들이 극한값이 올라가고, 더욱 심한 기후현상이 찾아오니 견디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구상나무 외 다른 고산식물들도 현재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라산에 분포하고 있는 특산종의 23종은 기후변화 여파로 인해 멸종할 것으로 예상된다. 눈향나무, 분비나무, 돌매화나무 등이 여기 해당한다.

김정도 정책국장은 “남쪽에 위치한 제주도는 우리가 겪고있는 기후위기의 최전선”이라면서 “곧 한반도에 닥쳐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제주도 기후변화 문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관심을 촉구했다.ⓒ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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