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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국내 첫 이벤트 비행
인천공항 출발해 인천으로 도착
1시간 반 동안 특별한 하늘 여행

지난 23일 제주항공 기내에서 승객들이 탑승권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공항사진기자단]
지난 23일 제주항공 기내에서 승객들이 탑승권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공항사진기자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외할머니가 계신 예천(경북)에 못 가는데 비행기가 예천 하늘을 지난다고 해서 비행기를 탔어요.”(초등학교 5학년 윤하은양)동행복권파워볼

“결혼한 지 38년, (제가) 속 많이 썩였던 아내 생일을 맞아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어 하늘 여행길에 올랐습니다.”(익명을 원한 승객)

지난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제주항공 항공기 안. 탑승객이 엽서에 적은 사연을 승무원이 기내방송으로 하나씩 읽어 내려갔다. 제주항공이 국내 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기획한 ‘목적지 없는 비행’의 프로그램 중 일부다.

이날 오후 4시 3분 인천공항을 떠난 항공기(B737-800)에선 승객 121명이 서로의 사연을 공유하며 손뼉을 치고 함께 웃었다. 1시간 30분가량의 비행시간 동안 기내는 떠들썩했다. 승무원의 마술쇼·퀴즈·게임과 함께 행운의 추첨 이벤트 등이 이어졌다. 강민승 장안대 항공관광과 교수는 학생 34명과 함께 비행기를 탔다. 강 교수는 “항공사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이라며 “비행 체험을 하면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특징은 목적지가 없다는 점이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군산·광주·여수·예천·부산·포항 등 국내 주요 도시의 하늘 위를 난 뒤 인천공항으로 돌아왔다. 요금은 일반석이 9만9000원, 비즈니스석(12석)은 12만9000원이었다. 코로나19로 사실상 중단된 해외여행에 갈증을 느끼는 소비자가 몰리며 ‘완판(완전 판매)’됐다.

승객들이 각종 사연을 적은 엽서의 모습. [사진 제주항공]
승객들이 각종 사연을 적은 엽서의 모습. [사진 제주항공]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3인용 좌석에는 두 명만 앉았다. 제주항공은 실제 가용 좌석(174석)보다 적은 121석만 운영했다.파워볼사이트

기내에서 만난 제주항공 오성미(34) 사무장은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 휴직에 들어갔다가 7개월 만에 비행에 나선다”며 “특별한 하늘 여행을 시작한 만큼 항공업계가 되살아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은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비행에 앞서 승객 121명은 탑승권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아시아나항공도 24일과 25일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을 선보였다. 아시아나 항공기(A380)를 타고 인천공항을 출발해 강릉·포항·김해·제주 상공을 비행한 뒤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지난달 상품 판매를 시작한 당일로 매진됐다.

항공업계는 코로나19로 이용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세계 항공업계는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을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항공기의 운항 횟수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시스템 정비 등을 진행할 수 있어서다. 항공사 소속 조종사의 비행 라이선스(면허)를 유지할 필요도 있다. 여객기의 경우 기종마다 조종 면허가 다르다. 조종사가 일정 수준 이상 비행시간을 유지하지 못하면 면허를 잃을 수 있다.

김재천 제주항공 부사장은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은 코로나19 시대에 항공사가 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자는 취지”라며 “여행 자체가 목적인 고객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비행기라는 공간이 결혼식·동창회 같은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인천=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지난해 5월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했던 조국 전 민정수석(오른쪽)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오른쪽). [연합뉴스]
지난해 5월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했던 조국 전 민정수석(오른쪽)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오른쪽). [연합뉴스]

“박형철 비서관의 진술과 다르네요”

지난해 12월 26일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재판장은 이와 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조 전 장관과 그의 변호인의 해명이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검찰 진술과 다르다는 말이었다.파워볼

다음날 새벽 법원은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도 “사건의 범죄혐의가 소명됨에도 피의자는 범죄사실을 부인한다”며 “피의자가 직권을 남용해 우리사회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저해한 사정이 있다”고 조 전 장관을 질타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조 전 장관에겐 이 순간이 가장 힘든 때였다. 박 전 비서관의 진술은 자신의 직속 상사였던 조 전 장관을 구속 직전의 위기까지 몰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ㅝㄹ 27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서 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ㅝㄹ 27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서 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기소, 박형철 진술이 결정적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조 전 장관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재판에서도 박 전 비서관의 진술은 그때와 다르지 않았다. 달라진 건 본인도 조 전 장관의 공범으로 기소된 피고인 신분이란 점 뿐. 박 전 비서관은 기소 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에서 밝혔던 진술을 유불리와 상관없이 모두 인정했다.

조 전 장관이 2018년 12월 국회에서 “유재수의 비위 첩보가 약했다”고 한 것은 자신이 초안을 작성한 허위 답변이라 했고, 유재수에 대한 감찰은 비정상적으로 중단됐다고 밝혔다. 지난 재판에선 전 청와대 특감반원이 “결국 끝에 가면 다 이야기할 수 밖에 없다””사실대로 말해야지 어떻게 하냐”고 했던 박 전 비서관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었다. 박 전 비서관의 진술은 조 전 장관 기소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박형철의 진술은 함께 기소된 조국, 백원우뿐만 아니라 본인에게도 사실 불리하다”며 “검사 동료였던 입장에선 안타깝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 현직 검사는 “박형철 그 사람은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는 성품이 못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반부패비서관을 역임한 박 전 비서관은 친문 지지자들 사이에선 ‘배신자’란 낙인이 찍힌 상태다.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지난해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 관련 재판에 출석하던 모습. [뉴스1]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지난해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 관련 재판에 출석하던 모습. [뉴스1]



친문에 배신자 낙인 찍힌 박형철
박 전 비서관의 진술이 현 정부 인사들을 위기로 몰아넣은 것은 이 사건뿐이 아니다. 청와대 울산시장 개입의혹 사건도 ‘박형철의 입’이 검찰 수사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

울산시장 사건 공소장엔 “피고인 박형철은 범죄첩보서의 내용을 직접 읽어 보고는, 해당 범죄첩보서의 생산 내지 (그 내용을) 수사기관에 하달하는 것은 대통령비서실 내 어느 부서의 권한이나 업무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심각한 위법임을 충분히 인식하였다”고 적혀있다. 박 전 비서관의 자백성 진술이 없었다면 공소장엔 담기기 어려운 내용이다.

박 전 비서관은 현 정부가 출범한지 4일째였던 2017년 5월 12일 청와대 초대 반부패비서관으로 임명됐다. 당시 청와대는 박 전 비서관을 “검찰 재직시 ‘면도날 수사’로 정평이 났으며 2012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며 윤석렬 대전고검 검사와 함께 권력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꼿꼿하게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다. 윤 총장도 이후 일주일 뒤 대전고검 검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2013년 6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최종 수사결과 발표장에 참석했던 윤석열 당시 수사팀장과 박형철 부장검사의 모습. [연합뉴스]
2013년 6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최종 수사결과 발표장에 참석했던 윤석열 당시 수사팀장과 박형철 부장검사의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조국 모두에게 총애받은 박형철
당시 청와대의 소개처럼 박 전 비서관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뜻이 맞았다. 윤 총장을 사석에선 “석열이 형”이라 부를만큼 가깝게 지냈다. 국정원 댓글조작 수사 뒤엔 윤 총장과 동시에 좌천성 인사를 당했고 2016년에 검찰을 떠났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뒤 윤 총장과 함께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난해 7월 검찰총장 임명식으로 청와대를 찾은 윤 총장은 당시 박 전 비서관의 등을 두드리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런 두 사람의 인연을 두고 친문 지지자들은 “박형철이 윤석열의 편으로 돌아섰다””검찰 출신은 어쩔 수 없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유재수 사건과 울산시장 사건에서 박 전 비서관은 윤 총장이 지휘하는 검찰로부터 기소당했다.

박 전 비서관은 조 전 장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도 가깝게 지냈다. 백 전 비서관과는 형님, 동생 할만큼 막역한 사이였다. 조 전 장관도 박 전 비서관을 총애했다. 조 전 장관은 23일 재판에 출석하며 박 전 비서관을 ‘동료’라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정에선 그와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박형철도 결국엔 잘못된 걸 알면서도 청와대의 지시를 거부하지 못했다. 지금 이런 상황에 그의 책임도 없다고 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3회) 아세안 최대 시장 인도네시아
자동차 판매 최근 5년간 연 100만대 넘어
보급률 1000명당 86대.. 구매 잠재력 충분
현대차, 1조8000억원 들여 완성차 공장
연산 25만대 규모.. 현지 맞춤형 차량 생산

현대자동차와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들이 지난해 11월 26일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이원희 현대차 사장.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와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들이 지난해 11월 26일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이원희 현대차 사장. 현대차 제공

지난해 11월 현대자동차는 인도네시아에 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완성차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연간 25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다.

2017년 베트남 현지에 세운 합작법인과 달리 현대차가 단독으로 투자했다. 생산규모 역시 베트남 10만대와 비교하면 2.5배 규모다. 현대차는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시장 공략을 위해 2017년 전담조직을 신설한 뒤 3년여 동안 시장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를 최적지로 낙점했다. 최종 결정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수석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세안 시장 진출 전략적 교두보…현대차 적극적 투자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7000만명에 달한다.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아세안에서 가장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GDP 1조1200억달러는 세계에서도 16위로 많다. 인구와 GDP 부문의 강점은 시장의 구매력이 갖춰져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또한 경제성장률이 매년 5%에 달하는 전형적인 신흥국인 데다 평균 연령 29세의 젊은 인구 구조 등 성장 잠재력도 크다.자동차 판매량에서도 인도네시아는 최대 판매를 자랑한다. 현대차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자동차 판매량은 최근 5년 새 매년 100만대를 넘어섰다. 시장조사업체 BMI 리서치는 2022년 인도네시아 자동차 판매량을 146만대로 전망했다. 자동차 보급률은 인구 1000명당 86대(2017년 기준)에 불과해 구매 잠재력도 충분하다.

현대차는 자동차 판매량 증가를 예측할 수 있는 근거로 도로 인프라의 비약적인 발전을 꼽는다. 인도네시아는 수도인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의 동서를 잇는 총 1150㎞의 고속도로를 만들고 있다. 자바섬뿐 아니라 다른 지역 역시 대규모 고속도로 건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차량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의 하나이다.

문제는 1980년대부터 현지에 진출해 있던 도요타와 혼다, 다이하쓰 등 일본차 점유율이 95%를 넘어선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현지 맞춤형 차량 생산과 현지에 최적화된 마케팅 등으로 일본차의 점유율을 가져올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러한 전략으로 일본차 텃밭이던 베트남에서도 저력을 과시한 경험을 지녔다. 2017년 진출 이후 1년여 만에 도요타에 이어 2위 브랜드로 올라선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엔 승용차(소형 상용 포함) 부문에서 도요타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11월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맺은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역시 호재다. 협정 발효로 자동차 강판 용도로 쓰이는 철강제품(냉연·도금·열연강판 등), 자동차부품(트랜스미션, 선루프 등) 등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주요 품목에 즉시 무관세가 적용된다. 자동차 생산을 위해 부품을 보내는 비용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단순히 자체 시장만을 본 것은 아니다. 자동차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는 아세안 전체를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다. 지금까지 아세안 시장은 국가마다 관세 차이가 커 진출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 아세안무역협정(AFTA)으로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산한 부품이 40% 이상 들어간 완성차의 경우 다른 아세안 국가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약 60㎞ 떨어진 항만을 통해 각국에 차량을 수출할 계획이다. 또 가까운 호주와 중동 지역으로의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 말 공장 가동을 시작해 현지 맞춤형 차종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소형 다목적차(MPV) 등을 생산할 예정”이라며 “추후 시장 상황에 따라 현지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 경쟁 넘어서 미래·첨단 분야 투자해야”

현대차 이전에도 한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활발히 이뤄졌다. 1960년대부터 자원개발, 섬유 등 노동집약적 산업을 시작으로 1990년대 이후에는 현지 수요를 타깃으로 한 철강, 전자, 석유화학 등의 기업도 진출을 시작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 CJ, SK에너지, 롯데마트, 롯데케미칼, 한국타이어 등이 잇달아 현지에 법인을 설립했다.포스코는 2013년 12월부터 자카르타에서 약 100㎞ 떨어진 칠레곤에 동남아 최초 일관제철소(제선·제강·압연 공정을 모두 갖춘 제철소)인 ‘크라카타우포스코’ 가동을 시작했다.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 크라카타우스틸이 투자했다. 단계적으로 3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투입됐다. 아세안 시장의 선점을 위한 승부수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가동 이후 해마다 판매량을 늘려가 3년 만인 2017년엔 첫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며 “생산성 제고와 원가절감 등 경쟁력 개선 활동 및 내수시장 지배력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간 CEPA 발효 등으로 앞으로 우리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일본과 중국 기업이 현지 산업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만큼 신중하게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인도네시아 경영학회장인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1세대는 대부분 목재, 광물 등의 1차 산업 위주였으나 이후 2차 산업에서는 한국의 진출이 더딘 사이 일본이 적극적으로 시장을 점유한 상황”이라며 “현재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첨단 미래 분야의 투자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자동차의 경우엔 인도네시아 정부가 전기차 산업 육성에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친환경차, 배터리 등에 대한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어 LG케미칼 등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고 설명했다.

고영훈 한국외대 교수는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서비스를 비롯해 바이오 산업, 디지털 분야, 스마트 산업 미래 산업부문에서 양국 협력을 통한 인지도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한·인도네시아 협력을 바탕으로 인지도를 높이게 되면, 경제 부문은 물론 정치·외교적 측면에서도 양국이 서로에게 든든한 우군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한국인 스스로 작은 나라라고 인식..”많은 부분 美에 의지하기 때문”
“미중 갈등 딜레마, 韓만의 일 아냐..사안별로 연대 필요”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국립외교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국립외교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대담 = 김성곤 정치부장 정리 = 정다슬 기자] “주한 호주대사가 한국 사람들이 ‘한국은 작은 나라’라고 하는 것이 놀랍다고 하더라.”

2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국립외교원에서 만난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우리 국민들이 자국의 위상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세계은행(WB)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1조 6463억달러로 12위, 호주는 1조 3926억원으로 14위이다. 미국 민간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이 발표한 ‘2019년 세계 군사력 순위’로 봐도 우리나라의 군사력은 7위로, 호주는 물론 영국·독일·이탈리아 등 G7 국가를 훌쩍 앞선다

김 원장은 그런데도 한국 사람들은 자국을 ‘작은 국가’로 인식하는 데에는 “많은 부분을 미국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사회에서 많은 이슈를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타국의 결정에 따라가면서 스스로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날로 격화하는 미중 갈등은 한국에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다만 그 선택은 단순히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따른다’는 문제는 아니다. 김 원장은 “미국과 군사협력적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가 60개, 중국이 1위 교역국인 나라는 110개에 달한다. 안보와 먹고사는 문제에 껴 있는 것이 우리나라만이 아니라는 이야기”라며 “전 세계가 한국의 선택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원장이 제안하는 것은 이슈별로 연대를 만들어나는 것이다. 미중 갈등 속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다양한 이슈마다 같은 입장의 국가들과 손을 잡아 목소리를 높이면 어느 한 쪽에 일방적으로 끌려 들어가는 사태를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국제사회의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김 원장은 “중국은 ‘사드 사태’ 당시 한국을 너무 때리는 바람에 한국과 미국을 너무 밀접하게 만들었다고 후회하고 있다”며 “현재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반중(反中) 전선에 참여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동맹에 대해서는 ‘노’(No)라고 말해야 할 때는 ‘노’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위비 분담금을 50% 올려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가 일례다. 김 원장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은 더 이상 우리가 할 게 없다”면서 “다행히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임금이 지급되면서 시간을 벌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한미는 방위비를 13% 인상하기로 잠정 타결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서 1년 넘게 협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만약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삐걱거렸던 한미동맹 역시 훨씬 나아질 전망이다. 김 원장은 “미국 내 지식인들은 미중 관계에서 한국이 가진 전략적인 가치를 생각하면 이렇게 홀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은 정강정책에서 ‘우리는 결코 동맹들에게 보호비(protection rackets)를 달라고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고 말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26일 전후로 공수처장 추천 위원 제출 예정
특검과 ‘일괄타결’ 제안했다 한 수 접은 셈
신경전 지속..”방해위원?” VS “무슨 심보냐”
국민의힘 “공수처 협조, 특검 반드시 관철하겠단 맥락”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정감사 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정감사 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여권의 숙원 사업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향해 첫발을 뗐지만,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정한 ‘정치 스케줄’에 따라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임명할 경우 특검 도입과 공수처 출범을 ‘일괄타결’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6일 전후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위원 명단을 제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에는 대통령 특별감찰관을 먼저 추천하고 그다음에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임명하겠다고 했는데 우리가 많이 양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라임·옵티머스 특검과 공수처 출범, 청와대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 등을 ‘일괄 타결’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특검 도입을 반대하는 한편,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26일까지 선임하지 않을 경우 ‘다수결의 힘으로’ 야당의 공수처장 비토권을 없애버릴 수 있음을 시사하자 먼저 협상 테이블에서 손을 내밀게 된 셈이다.

배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전향적으로 나오는 만큼, 특감관과 북한 인권 대사 문제에 민주당이 전향적으로 나서길 바란다’며 “우리가 통 크게 나가는 만큼 그쪽도 (특검 등을) 같은 테이블에 놓고 적극 협의하길 요청하고, 그렇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을 만큼, 민주당의 공수처 출범 강행 의지는 강력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추천 위원을 임명하겠다’고 했음에도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와 박범계·박주민 의원 등법사위원들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수처장 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추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와 박범계·박주민 의원 등법사위원들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수처장 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추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힘이 (추천위원을) 추천하겠다고 밝혔지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며 “야당이 추천할 공수처장 추천위원이 공수처 방해위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장 추천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도돌이표식 지연전술로 공수처 출범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며 “벌써 100일의 법적 공백 상태가 된 공수처 출범을 최대한 빨리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향후 국민의힘 추천위원의 비토로 처장 후보 추천이 지연될 경우, 공수처법이 보장하는 야당 비토권을 박탈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추천하라 해서 추천했더니 이제 방해하지 말라고요? 하라고 해서 해도 비난하는 건 도대체 무슨 심보냐”고 신경전을 벌였다.

김 교수는 “해도 욕하고 안 해도 욕하는 건 아예 야당은 끼어들지 말고 민주당 맘대로 다 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이래서 공수처가 권력 비호하는 거대 괴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공수처법을 강제통과시킨 것도 민주당이고, 법에 야당 추천위원의 비토권을 보장한 것도 민주당”이라며 “지레짐작으로 야당 추천위원을 방해꾼으로 몰아가지 말고 지금부터 야당추천위원이 흔쾌히 인정할 수 있는 처장감을 찾는 게 민주당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로 민주당이 공수처 단독 출범을 강행해 의석수 싸움으로 가게 될 경우, 국민의힘이 특검을 관철하고 공수처 출범을 막을 뾰족한 수가 없다.

배준영 대변인은 비토권 행사를 이유고 민주당이 공수처법을 개정할 가능성에 대해 “한 마디로 어이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여태까지 저희가 헌법상 근거가 없기 때문에 헌법소원을 통해 (공수처 설치 합법성이) 밝혀질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는데 민주당이 막무가내로 법안을 개정하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공수처장 추천 위원을) 추천하겠다고 하니 ‘못 믿겠다’, ‘발목 잡을 거다’라고 지레짐작하고 이중삼중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공수처 출범 과정에 협조하는 것과는 별개로 특검 자체는 끝까지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배 대변인은 “특검은 반드시 관찰시킬 것”이라며 “이번에 (위원을) 추천하는 것도 그런 맥락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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