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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A씨(47)의 형 이래진씨(55)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서울에 주재하는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 씨는 "대한민국에서 동생의 비극적 죽음을 해결 못 한다면 IMO(국제해사기구) 등 국제 조사위원회를 통한 조사도 생각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며 "피격지점이 대한민국이 아닌 북한이기에 반드시 국제조사기구를 통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0.9.29/뉴스1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A씨(47)의 형 이래진씨(55)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서울에 주재하는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 씨는 “대한민국에서 동생의 비극적 죽음을 해결 못 한다면 IMO(국제해사기구) 등 국제 조사위원회를 통한 조사도 생각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며 “피격지점이 대한민국이 아닌 북한이기에 반드시 국제조사기구를 통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0.9.29/뉴스1

북한 영해에서 북한군의 사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씨(47)의 유가족이 이씨가 월북했을리가 없다며 국제 공조 조사를 통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씨의 시신 수습이 이뤄져야 하며 NLL(북방한계선) 이남에서 표류한 행적과 동선을 알고 싶다고 정부에 요구했다.━“월북 절대 아냐…해경 발표는 월북 프레임”동행복권파워볼

이씨 유가족은 2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적대국인 북한의 통신 감청 내용은 믿어주면서 (이씨가) 월북했다고 단정하며 엄청난 범죄로 몰아간다”고 비판했다.

유가족 대표로 회견에 참석한 이씨의 형 이래진씨는 “동생은 국가공무원으로 8년 간 일하며 조국에 헌신하고 봉사한 애국자였다”며 “이런 동생을 월북으로 몰아가는 정부에게 미래는 어디에 있냐고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해수부 소속인 이씨는 21일 서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업무중 실종됐다. 해수부와 해양경찰은 이날 낮 12시50분쯤 실종신고가 들어온 뒤 이씨 수색에 나섰지만 찾지 못했다. 이씨는 22일 밤 9시40분 북한 영해에서 북한군 총격에 의해 숨진 것으로 파악됐으며 아직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날 해양경찰청은 “실종자가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북측에 월북의사를 표명한 정황, 실종자가 연평도 주변 해역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표류예측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씨가 월북했다는 판단에 대해 이래진씨는 “이번 사건 이후 정부에서는 단 한번도 연락이 없었다”며 “해경 발표 전 가장 중요한 것이 현장조사와 시뮬레이션 통한 여러가지 공법의 제시인데 뭐가 급했는지 다시 월북 프레임을 씌웠다”고 했다.

이어 “동생은 숨지기 이틀 전까지 나와 통화했는데 월북에 관한 어떤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중국 불법어업 단속이 위험하지 않냐고 물었을때 ‘형님 저는 평생 공무원으로 일할 것이고 자부심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답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월북 의사를 밝혔는데 북한에서 왜 죽였겠냐”며 “이는 곧 월북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NLL 이북에 섬도 많은데 아무리 코로나19(COVID-19)가 무서워도 데려가서 심문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NLL 이남 표류 행적 공개해야…국제 공조 조사 필요”

(연평도=뉴스1) 구윤성 기자 = 북한 해상에서 총격을 맞고 숨진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26일 오전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를 지나 전남 목포항으로 향하고 있다. 2020.9.26/뉴스1
(연평도=뉴스1) 구윤성 기자 = 북한 해상에서 총격을 맞고 숨진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26일 오전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를 지나 전남 목포항으로 향하고 있다. 2020.9.26/뉴스1

이래진씨는 “대한민국 NLL 이남의 해상 표류 행적과 동선, 당국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며 “이씨가 실종돼 해상 표류한 30여시간 동안 정부와 군 당국은 구조에 관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규탄했다.파워사다리

이어 “NLL 북쪽으로 유입된 뒤인 ‘골든타임’ 6시간 동안에도 우리 군은 그 어떤 수단도 사용하지 않았다”며 “두 번의 골든 타임에는 아무 조치도 못받고 북측 NLL로부터 불과 0.2마일(약 321m) 떨어진 해상에서 체포돼 죽음을 당하는 억울한 일이 왜 일어났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군은 골든타임 동안 북한과 비상 연락이 안 됐다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NLL 가까이 왔다고 해서 무선 교신으로 경고방송을 했고 우리 군도 바로 대응 방송을 했다”며 “과연 진실은 어디에 있냐”며 반문했다.

이래진씨는 “정부는 NLL 이남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단 한마디도 없다”며 “세계 강국 중 하나인 대한민국이 영해에서 일어난 일은 감추는 것인데 한미 공조에 의해 정보를 명확히 밝혀줄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종사고를 접하고 제가 직접 해상수색에 돌입할 때에도 동생은 국가와 형이 충분히 구조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을 것”이라며 “죽을 때는 국가와 형을 원망하며 조국과 가슴을 담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동생의 죽음으로 안타깝고 분노스럽지만 남북 평화를 위한 대화의 시간이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며 “국제 공동 조사와 시신 수습, 월북몰이에 관한 당국의 사과, 재발 방지, 정보 공유가 선행된 뒤 평화 프로세스와 대한민국 해난사고를 개선할 국제적 프로그램이 도입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한국의 ‘빨리빨리’ 정신 VS 일본의 지나친 완벽주의

편집자주: 우리에게는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 격주 수요일 연재되는 ‘같은 일본, 다른 일본’은 현지 대학에 재직 중인 미디어 인류학자 김경화 박사가 다양한 시각으로 일본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기획물입니다.

한국의 ‘빨리빨리’ 정신과 일본의 지나친 완벽주의는 모두 장단점이 있다. 빠른 것을 강조하는 한국은 일본 시계가 느리다고 탓하기 전에 한국의 시계가 너무 빠른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일러스트 김일영
한국의 ‘빨리빨리’ 정신과 일본의 지나친 완벽주의는 모두 장단점이 있다. 빠른 것을 강조하는 한국은 일본 시계가 느리다고 탓하기 전에 한국의 시계가 너무 빠른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일러스트 김일영

◇한일 양국에서 경험하는 논문쓰기, 마감 시계가 다르다

정신 없던 9월이 끝나간다. 새 학기의 시작과 맞물리기도 했지만 원고의 마감이 겹쳐 전쟁 같은 한 달이었다. 매일이 전투라는 회사나 가게 일과 비교하자면, 논문이나 책을 쓰는 일은 한 걸음씩 나아가는 거북이처럼 느린 프로젝트다. 오랜 시간 조사하고, 생각하고, 글로 쓰고, 수정을 되풀이하는 연구자의 마감은 다른 의미에서 격렬하고 고통스럽다. 몰려드는 마감을 하나하나 넘기면서 연구자의 시계는 바깥 세상과는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한국과 일본에 양다리를 걸친 연구자이다 보니, 마감에 있어서도 두 나라의 전혀 다른 시간 감각을 실감하곤 한다.동행복권파워볼

이번에 마감한 원고는 일본에서 발행되는 학술 저널의 특집호에 투고한 논문이다. 몇몇 인류학자 동료로부터 ‘아시아의 소비 문화’에 대한 특집을 함께 꾸려 보자는 제안을 받은 게 4년 전인데, 그 때는 2020년 출간을 목표로 도전해 보자는 말이 까마득했다. 1년에 두 번씩 모여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연구회를 갖고 격려를 건네고 충고도 주고받았다. 초고를 마감한 것은 1년 반 전인데, 이후 ‘피어 리뷰’ (Peer Reviewㆍ학술적인 저작물에 대해 익명의 동료 연구자가 심사하는 과정)를 거쳐 수정 원고를 제출했다. 다행히 심사가 순조로워서 한번만 더 교정을 보면 연말쯤에는 저널 특집호에 논문이 한 편 실리겠다. 4년 동안 ‘아시아의 소비 문화’도 변했을 테지만, 최신 동향에 대한 분석을 담지는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읽어도 의미가 있을 충실한 특집이 되었고, 동료와 머리를 맞대고 꼼꼼하게 검토하는 과정에서 배운 점이 많았다.

한국에서도 학술 저널의 특집을 꾸리는 일의 순서는 다르지 않다. 동일한 주제로 의기투합한 연구자들이 연구회에서 성과를 공유하고, 원고를 쓰고, 심사를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일이 진행되는 속도가 비교가 안 되게 빠르다. 한국의 학술 저널 특집호에 논문을 투고한 적이 있다. 내용상으로 제법 무게감 있는 이론적 주제였는데, 첫 연구회에서 온라인 발행까지 반 년도 걸리지 않았다. ‘피어 리뷰’ 결과가 이메일로 도착했을 때에는 말 그래도 ‘멘붕’ 이었다. 일본에서라면 적어도 한 달은 주어졌을 원고 수정 기간이 불과 일주일도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밤잠을 줄여서 마감 내에 원고를 제출하기는 했지만, 시간에 쫓기며 수정한 원고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최신 연구 과제가 언급된 흥미로운 특집호가 나왔다. 원고를 매만질 시간 여유가 조금이라도 더 있었다면 더 좋은 논문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속도감 있게 연구하는 것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동료의 충고를 곱씹고 생각을 다시 정리하며 타인의 의견을 반영하는 작업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과정에는 아쉬움이 많다.

논문의 마감 시계만 다른 것이 아니다. 예전에 살던 집 근처에서 공원을 조성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그곳에 살던 2년 동안 완공된 모습을 못 봤다. 지하철 역 보수 공사도 한번 시작하면 세월아 네월아 일 년 안에 끝나는 경우가 드물다. 논문 마감도 느릿느릿, 공사도 느릿느릿, 한국과 비교하자면 일본의 시계는 느리게 간다.

◇다 같은 ‘느림’이 아니다

더운 지역에서는 사람들의 성격이 대체로 느긋하다. 걸음걸이도 느릿느릿하고 일을 처리하는 손놀림도 굼뜨다. 날씨가 덥다 보니 부지런히 움직이면 금방 지치고 서로 부딪히기도 쉽다. 이런 사회에서의 ‘느림’은 더불어 살기 위한 미덕이다. 또, 어떤 지역에서는 사적인 삶을 즐기는 것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다. 사생활을 포기하면서까지 근면하게 일하는 개미의 삶은 무의미하다는 가치관이 팽배하다. 사회는 천천히 돌아가고 발전이 느리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평화롭다. 이런 사회에서의 ‘느림’은 더 행복한 삶을 위해 감내하는 불편함이다. 느리다고 다 같은 ‘느림’이 아닌 것이다.

일본 사회의 ‘느림’은 무슨 일이든 철저하게 하려는 완벽주의에서 비롯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우선 시계를 멈추고 본다. 꼼꼼하게 경우의 수를 분석하고 앞으로 닥칠 낯선 상황에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하다. 일단 일이 시작되면 시계가 천천히 돌아가기는 하는데, 스피드보다는 디테일이 중요하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한다. 좋게 말하면 철저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유연성이 없다.

도쿄에 예약잡기가 하늘에 별따기 처럼 유명한 초밥집이 있다. 고급 초밥집과 비교하면 저렴한 가격에도 훌륭한 초밥을 먹을 수 있다는 소문에 인기 폭발인데 좌석이 딱 세 개 뿐이란다. 인터넷에 떠도는 최신 소문을 따르면 요즘에는 8년 뒤 예약을 잡을 수 있다고 한다. 요즘 같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8년 뒤라니! 손님이 많으면 매장을 넓힐 만도 하고 매출을 올릴 궁리도 할 만한데, 주인장은 ‘단 세 명의 손님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초심을 꺾지 않는다. 스피드와 근면을 중시하는 한국에서는 느리다고 하면 게으름이나 비효율 등 부정적인 단어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일본의 ‘느림’은 다른 맥락에서 읽을 필요가 있다. 초밥 장인의 옹고집은 게으름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근면함에서 비롯된 ‘느림’인 것이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와 일본의 지나친 완벽주의

새로운 일이라면 일단 시작하고 보고, 한번 시작한 일이라면 서둘러 끝을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한국 사회의 정서를 ‘빨리빨리 문화’ 라고 한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스피드가 남다르다. 다른 나라에서는 족히 1시간은 걸리는 입국 수속이 15분만에 끝나고, 붐비는 도로 위를 자동차는 곡예하듯 질주한다. 주문하면 30분 내로 따끈한 음식이 배달되고,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아침에 주문한 상품을 저녁에 집 앞에 갖다 놓는다. 마치 ‘빨리빨리’가 급변하는 세상의 성공 비결이 된 듯, 철저함을 추구하다가 타이밍을 놓치는 일본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일이 합작한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개발자가 전해 준 이야기에 따르면, 한일간 일을 대하는 시간 감각의 차이가 종종 갈등의 요소가 된다고 한다. 업무에 차질이 생겨서 기획, 마케팅 부서와 협업을 약속했던 일정에 서비스 개발을 완성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한국의 개발자들은 입을 모아 ‘불완전해도 일단 서비스를 시작한 뒤 하나씩 고쳐 나가자’ 라고 주장했는데, 일본의 개발자들은 ‘다른 부서에 폐가 되더라도 서비스오픈은 미루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 독자라면 어느 쪽 손을 들어주겠는가. 불완전해도 서비스를 시작하자는 한국인 개발자의 주장은, 업무에 대한 진취적 태도와 순발력은 훌륭하지만 흠이 있는 서비스를 쓰게 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무책임하다. 반면,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오픈을 미루자는 일본인 개발자의 주장은,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철저함은 칭찬받을 만 해도 업무상 발생하는 비효율이 만만치 않다. 결국 이게 좋다 저게 그르다는 문제가 아니라, 타이밍과 디테일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다.

한국의 ‘빨리빨리’ 정신과 일본의 지나친 완벽주의, 양쪽 다 장단점이 있다. 다만, 팔이 안으로 굽다 보니 아무래도 ‘빨리빨리’ 문화의 부정적 결과를 고스란히 안고 사는 한국 사회에 쓴 소리를 하게 된다.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청계천 복원 공사가 2년만에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한 일본의 지인이 ‘20년이 걸렸다고 해도 납득할 만한 규모의 공사가 2년에 끝났다니 놀랍다’고 혀를 내둘렀다. 놀라운 속도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공사 중에 발견된 귀중한 문화재는 훼손되었다 하고 조경 공사는 날림이어서 산책하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실 한국 사회가 겪는 많은 문제가 ‘빨리빨리’를 추구하다가 ‘대충대충’을 정당화하는 것에서 비롯되지 않았던가. 일본의 시계가 느리다고 하기 전에 한국의 시계가 너무 빠른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김경화 칸다외국어대 준교수

<신데믹 위기> ①’호모 마스쿠스’의 출현

마스크를 쓴 인간 '호모 마스쿠스'가 보편적인 인류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은 지난 6월 대구 달서구청이 ‘참을 인(忍)’ 글자가 적힌 초대형 마스크를 선사유적공원 원시인 조형물에 설치한 모습이다. 달서구청은 ‘폭염에 맞서 마스크 쓰기에 앞장서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뉴스1]
마스크를 쓴 인간 ‘호모 마스쿠스’가 보편적인 인류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은 지난 6월 대구 달서구청이 ‘참을 인(忍)’ 글자가 적힌 초대형 마스크를 선사유적공원 원시인 조형물에 설치한 모습이다. 달서구청은 ‘폭염에 맞서 마스크 쓰기에 앞장서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 세계적으로 3000만 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100만 명을 넘어섰다.

세계 각국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당장은 손에 잡히지 않고 희생자는 계속 늘고 있다. 인류의 위기다.

인류를 위기 상황으로 몰고 있는 것은 코로나19뿐만이 아니다.
당장 기후 위기 불리는 기후변화 문제가 있다. 지구 기온이 앞으로 0.5도만 더 올라도 재앙이 닥칠 것이다.

미세먼지 오염도 심각하다. 전 세계에서 연간 700만~900만 명의 조기 사망을 불러온다. 따지고 보면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한 재앙이다.

쌓여만 가는 플라스틱 쓰레기, 식탁에 오르는 미세플라스틱 오염도 인류 건강을 위협한다. 얼마나 위험한지도 모르기 때문에 더 걱정이다.


신데믹…2개 이상의 유행병이 한꺼번에

인천 서구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뉴스1
인천 서구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뉴스1

인류는 신데믹(Syndemic) 위기에 처했다.

신데믹은 2개 이상의 유행병이 동시 혹은 연이어 집단으로 나타나면서,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사태를 악화하는 것을 말한다.

1990년대 중반 미국 코네티컷 대학의 의학 인류학자 메릴 싱어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신(syn-)’은 ‘함께’ 혹은 ‘동시에’ 뜻을 가진 접두사이고, ‘데믹(-demic)’은 유행병(epidemic)을 의미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 5월까지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은 코로나19와 환경문제 연관성을 다룬 논문을 최소 200편 이상 발표했다.

논문들에서 언급한 대로 2020년 현재 신데믹을 이루는 네 가지 재앙은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는다.

신데믹 위기에 처한 인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신데믹 위기에 처한 인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기후변화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확산을 가져왔고, 산불을 일으켜 미세먼지 오염을 악화시킨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실가스 배출이나 미세먼지 배출은 일시 줄었지만,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등 폐기물 문제를 악화했다.
화석 연료를 태우면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미세먼지로, 코로나19로 사용이 늘어난 마스크는 그 자체가 플라스틱 폐기물이고, 자연계에 들어가 분해되면 미세플라스틱이 되고, 미세먼지가 된다.
쌓여가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태우면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지난 24일 부산 강서구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에 각 가정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등 재활용 폐기물 분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에서 배출되는 재활용 폐기물이 모이는 이곳은 코로나19로 배달 음식과 택배가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20% 이상 처리량이 늘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부산 강서구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에 각 가정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등 재활용 폐기물 분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에서 배출되는 재활용 폐기물이 모이는 이곳은 코로나19로 배달 음식과 택배가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20% 이상 처리량이 늘었다. 연합뉴스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코로나19든, 기후변화든 서로가 얽혀있는 문제이고, 복합 위기”라며 “위기가 당장 코앞에 닥쳐 있는데, 사람들이 눈앞의 이익만 찾는다”고 지적했다.

네 가지 재앙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인류 미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들 문제는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만 따로 해결할 수가 없다.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줄이고, 지구 생태계에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개인과 사회, 국가, 인류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마스크 쓴 인간 ‘호모 마스쿠스’

(지난 1월 19일 미세먼지로 뒤덮인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인근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쓰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 19일 미세먼지로 뒤덮인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인근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쓰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신데믹의 상징은 ‘호모 마스쿠스(Homo maskus)’의 등장이다.
‘호모 마스쿠스’는 ‘마스크를 쓴 인간’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플라스틱을 재료로 만든 마스크의 착용은 코로나19 탓도 있지만, 기후변화와 산불, 미세먼지 오염과도 관련이 있다.
마스크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은 인류의 자업자득이다.

과거에도 인류는 마스크를 썼다.
100년 전 스페인 독감 때도 많은 인류가 마스크를 착용했다.

1918년 스페인 독감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미국인들 모습. 중앙포토
1918년 스페인 독감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미국인들 모습. 중앙포토

한국인도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나 미세먼지가 심할 때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번에는 다르다. 지난해 12월 말 중국에서 코로나19와 함께 출현한 ‘호모 마스쿠스’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대중교통 이용이나 상점 출입 때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하는 등 차이는 있지만 전 90% 이상의 국가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마스크의 효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초기엔 건강한 사람 마스크 쓸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유럽이나 북미지역에서는 마스크에 대한 거부감도 심했다.

미국의 경우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주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명령이 내려지지 않거나 늦게 내려졌고, 이것이 확진자나 사망자 숫자에도 영향을 줬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는 “과거 마스크 착용을 잘했던 유럽이나 북미 사람들은 20여 년 전부터 테러에 대한 우려, (이슬람에 대한) 종교적 거부감으로 인해 마스크 착용을 꺼리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호모 마스쿠스가 승리했다.
증상이 없거나 증상이 나타나기 전의 감염자에 의한 바이러스 전파가 확인되고, 공기를 통한 감염 가능성도 지속해서 제기되면서 일반 대중의 보편적 마스크 착용이 확산한 것이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마스크는 손 씻기와 더불어 가장 강력한 방어수단이다.


마스크도 완벽한 방어는 못 돼

마스크에 의한 공기중 바이러스 차단. 자료:사이언스
마스크에 의한 공기중 바이러스 차단. 자료:사이언스

마스크 착용이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마스크를 오래 착용하면, 호흡기 질환자나 노약자에게는 호흡 곤란 등 무리가 따를 수도 있다.

마스크 내부에 세균이 번식할 수도 있다. 폭염 때 체온이 상승하는 문제도 따른다.

마스크가 완벽한 방어수단도 아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가 보건용 마스크나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주변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바이러스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건강한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면 공기 중의 바이러스를 흡입할 가능성을 크게 낮춰준다.

일반 대중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면 감염자가 있더라도 바이러스를 흡입할 가능성이 대폭 줄어드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면 극소수의 코로나19 바이러스만을 흡입하기 때문에 백신 주사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마스크를 착용하면 마스크 안쪽에 온도와 습도가 상승하는 ‘미소환경’이 형성돼 감염자 체내 바이러스 복제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검증이 더 필요하다.

지난여름 프랑스 유명 누드 해변에서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옷은 벗어도 마스크는 써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중국 하이난 사범대학 연구팀의 실험에서 참새들도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에 익숙해져 비행 개시 거리(flight initiation distance, FID)를 줄일 정도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보다 마스크 쓴 사람이 더 가까이 접근하도록 허용할 정도로 위협을 덜 느낀다는 것이다.


적어도 1년은 더 마스크 착용해야

서울 지하철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교수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적어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한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피크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기를 고려하면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캐나다 보건 당국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이 나와도 2~3년은 계속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신이 나와서 보급되고, 전체 인구의 60~70%가 면역을 갖는 집단면역에 도달해야 비로소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진 인류는 앞으로 쉽게 벗지는 못할 것이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른 호흡기 유행병이 등장하지 않아야 하고, 미세먼지까지 사라져야 마스크를 벗고 호모 사피엔스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천권필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秋 아들 사건, 공무원 피살 사건 
야당 공세 동력 약화
강경 일변도 대여 공세 한계 지적 
상존하는 역풍 우려

[파이낸셜뉴스] 최근 국민의힘의 대여공세 핵심은 추풍과 북풍이었다. 추풍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복무 특혜 의혹이었고, 북풍은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이 서해상에서 실종됐다 북한에 피격돼 사망한 사건이었다. 야당은 초반에 전방위적인 공세를 통해 두 사건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현재 야당의 공세는 여의치 않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고, 여당과의 지지율 격차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무리한 공세를 펼쳤다는 비판과 일부 자당 의원들과 관련한 의혹 등으로 역풍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과거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강경 일변도의 공세 논리가 국민적 공감을 얻는데 또 다시 실패하고, 불리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秋 아들 논란 수그러져
지난 8~9월 동안 추 장관 아들의 군복무 특혜 의혹이 정국을 뒤덮었다. 일부 보수 언론들을 중심으로 병가연장 청탁 등 각종 의혹이 쏟아졌고, 야당은 ‘제2의 조국 사건’으로 명명했다. 정치권에선 이 사건이 여권에 심각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그러나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했다.

추 장관 아들 사건은 도의적 책임은 차치하더라도 법적 처벌 대상은 아니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일부 사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본 조국 전 장관 때의 여론과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더욱이 조국 전 장관 사건을 거치면서, 잘못된 의혹 기사 및 정보들도 많았다는 일종의 ‘학습효과’가 국민들 사이에서 생겨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국방부에 이어 최근 검찰에서도 추 장관 아들 사건을 무혐의 및 불기소로 결론내리면서, 야당의 공세는 그 동력을 크게 상실하게 됐다.

■北風 공세 동력 약화
서해상에서 실종됐다 북한에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 씨(47) 사건은 초반에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대북 적개심을 불러일으켰다. 오히려 여당이 먼저 나서 국회 차원의 대북 규탄 결의안을 내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청와대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야당은 사건 발생 후 대통령의 행적 및 발언 등도 문제삼으며 북한발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하지만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사과 성명을 발표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이 정도 수위로 신속하게 사과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여겨졌다. 여권에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남북 관계 개선의 희망이 보인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후 여당 주도의 국회 대북 규탄 결의안 채택도 불발됐다. 사건 초반에 여당까지 가세해 험악했던 분위기가 일순간 가라앉았고, 야당의 북풍 공세도 그 일차적 원동력이 꺾이게 됐다.

이에 더해 최근 해경을 중심으로 해당 공무원이 단순 실족이나 표류가 아닌 ‘월북’을 한 것이라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고, 야당이 ‘제2의 세월호’라고 주장하며 사건 후 대통령의 행적 및 발언 등을 문제삼는 것도 별다른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만약 김 위원장의 사과가 없었고 표류나 실족으로 밝혀졌다면, 남북 관계 경색은 물론 정치적으로 여권이 상당한 곤경에 처했을 것인데 그러한 리스크가 금세 사라지고 있는 셈”이라며 “더욱이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이 사건을 세월호와 비교하면서 대통령을 비판하는 건 설득력이 많이 떨어지고, 오히려 과거 야당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사안을 다시금 상기시키게 만드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경 일변도 한계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과거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즉, 특별한 대안이나 사실관계 등을 제시하는 것 없이 강경 일변도의 정치적 공세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야당은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쟁점 사안에서마다 각종 비판 및 의혹을 제기하기에 바빴고, 단식, 삭발, 장외투쟁 등을 잇따라 시행했다. 그 결과 중도층을 포섭하지 못하고, 전통적인 우파 지지층만을 결집하는데 그쳤다. 이는 총선 참패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후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내세우며 중도 행보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대여 공세 방식은 여전히 과거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추 장관 아들 사건과 공무원 피살 사건은 과거 야당이 전형적으로 보여줬던 공세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엄밀하게 사실관계 여부를 따져보기도 전에 과도한 의혹 부풀리기를 먼저 하고, 이를 통해 어떻게든 정권에 타격을 가하려고만 하는 강경 노선이 야당에서 뿌리깊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는커녕 또 다시 정치적 피로감 유발과 구태의연함으로 비쳐져 지지율의 상승을 적절히 도모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역풍 우려 상존
강경 일변도 노선의 한계 뿐 아니라 일부 야당 의원발 문제로 인해 역풍의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일련의 정치적 상황 및 여론의 흐름을 보면, 여권 인사 등과 관련한 문제가 강하게 발생할 때면 대체로 이에 대한 반대 급부가 야당에게도 가해졌던 것이 특징이다. 과거 조 전 장관 문제에 이어 나경원 등 주요 야당 인사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최근에도 일부 여권 인사들의 문제 이후 조수진 등 일부 야당 의원들의 전력 문제가 발생했는데, 야당에선 이를 적절히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여당에서 김홍걸 등 문제가 된 의원들을 비교적 신속히 처리한 것과 대비되기도 한다. 이를 기회삼아 여당은 야당에 대한 역공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 야당 관계자는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감 있게 양측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여권 못지않게 야당도 각종 정치적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자칫 야당에 문제가 되는 사안들을 원만히 처리하지 못한다면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 서모(27)씨의 ‘군(軍) 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회에서 서른 번 가까이 거짓말을 했다는 지적이 29일 나왔다. 추 장관의 국회 발언이 검찰 수사 결과 발표와 배치된다는 것이다. 야당은 “추장관이 국회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지가 국회 속기록과 검찰 수사 결과 발표를 분석한 결과, 추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지난 1일·5회), 대정부질문(14일·19회, 17일·3회) 등 세 차례에 걸쳐 최소 27회 검찰 수사 결과 발표와 다른 이야기를 했다. 추 장관은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해 휴가를 연장한 사실과 관련, “그런 사실이 있지 않다” “보좌관이 뭐 하러 그런 사적인 일에 지시를 받고 하겠느냐”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일관되게 “(보좌관에게) 지시한 바 없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28일 서울동부지검 수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추 장관의 이 발언들은 모두 거짓으로 나타났다. 추 장관은 보좌관에게 휴가 담당 장교의 연락처를 직접 전달했다. 보좌관은 “예 통화했었습니다”라며 ‘결과 보고’까지 했다.

추 장관은 휴가 연장 과정에서도 “아들이 스스로 진단서나 군에서 요구하는 여러가지 서류들을 (부대에) 직접 보냈다”고 했다. 휴가 (연장) 신청 시점에 대해서도 “저는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아들이 진단서 등 서류를 부대로 제출하는 과정을 스스로 처리했다는 추 장관 답변도 거짓으로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보좌관은 추 장관에게 “(아들) 소견서는 확보되는대로 추후 제출토록 조치했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지난 9월 1일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보좌관의 휴가 연장 ‘문의’와 관련 추미애장관이 발언하고 있다./TV조선
지난 9월 1일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보좌관의 휴가 연장 ‘문의’와 관련 추미애장관이 발언하고 있다./TV조선

휴가 연장 신청 시점과 관련해서도, 추 장관은 “그 전에 정상적으로 됐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2차 병가 연장은 1차 병가 종료 당일, 2차 병가에 개인 연가를 더하는 작업은 2차 병가 종료 불과 이틀 전에 이뤄졌다. 추 장관은 이 시점에 보좌관에게 부대 장교 전화번호를 전달하는 등 개입했다. 그런데도 추 장관은 국회에서 “(휴가 연장에) 관여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추 장관은 휴가 연장 과정에서 “편법을 쓸 필요가 없었다”고 했지만, 정작 당시 보좌관은 1·2차 병가 19일에 4일 개인 연가를 더하는 과정이 “예외적 상황”이라고 보고했고, 추 장관은 이 메시지를 수신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법무부는 영어로 ‘정의부(Ministry of Justice)’로 번역된다. 주부 김성희(39)씨는 “법무부 장관이 저러는데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거짓말은 나쁜 것’이라고 가르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은퇴자 정모(67)씨는 “남들에게 피해 안 주고, 그래도 내가 조금 더 손해 보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야지 했던 지나온 삶이 한스럽고 바보 같다”고 했다.

추미애 장관과 최모 전 보좌관 카카오톡 메세지
추미애 장관과 최모 전 보좌관 카카오톡 메세지

다음은 추 장관의 27회 거짓말을 기록한 국회 속기록 발췌본이다.

2020년 9월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추미애 장관 거짓말 5회)

(1) 박형수 위원 당시 추미애 장관의 보좌관이 이렇게 전화를 한 사실은 맞습니까?

법무부장관 추미애 그런 사실이 있지 않고요.

(2) 박형수 위원 지시했습니까, 장관님 그 당시에?

법무부장관 추미애 보좌관이 뭐 하러 그런 사적인 일에 지시를 받고 하겠습니까?

(3) 박형수 위원 장관님이 그렇게 전화하라고, 개인적인 일에다가 보좌관에게 부대에 전화하라고 시킨 것 그 자체가 직권남용죄가 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률적인 제 생각이 틀렸습니까?

법무부장관 추미애 일반적으로라면 맞겠지요.

박형수 위원 예, 알겠습니다.

법무부장관 추미애 그러나 그런 사실은 없습니다.

박형수 위원 예, 그런 사실 없다고 대답하셨습니다.

(4)유상범 위원 보좌관이 전화해서 병가로 처리해달라는, 그러니까 ‘보좌관이라는 사람이 장교에게 전화해서 병가로 처리해달라는 요청을 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을 하셨지요?’라고 물어봤잖아요.

법무부장관 추미애 보좌관에게 그런 사실을 시킨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럴 이유조차 없습니다.

(5)유상범 위원 보좌관이 그렇게 전화한 사실이 없나요?

법무부장관 추미애 제가 보좌관에게 그런 전화를 시킨 사실이 없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2020년 9월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추미애 장관 거짓말 19회)

(6) 윤재옥 의원 지난 9월 1일날 예결특위에서 보좌관이 군부대에 병가 처리해달라는 전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사실 없다고 답변하셨지요?

법무부장관 추미애 그렇습니다.

(7) 윤재옥 의원 지금도 입장에 변화가 없습니까?

법무부장관 추미애 그렇습니다.

(8) 윤재옥 의원 그런데 지금 군부대 관계자들은 전화를 받았다고 녹취록에서 공개가 됐는데 그래도 입장에 변화가 없습니까?

법무부장관 추미애 그러니까 신원식 의원님실의 녹취록은 군 관계자의 전문(전해들은 말)인 거지요. 전문의 전문이겠지요. 저는 그런 예결위에서의 질문을 처음 들은 것이고요. 제가 시킨 사실이 없고. (중략) 그래서 (9) 그런 보좌관의 전화를 제가 시킨 일이 없었다라는 말씀이고요.

(10) 윤재옥 의원 지난 12월 인사청문회에서 장관님은 아들의 휴가 연장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법무부장관 추미애 그렇습니다.

(11) 윤재옥 의원 국방부 민원실이 아닌 다른 곳에 보좌진을 시켜서 민원을 제기한 사실도 없습니까?

법무부장관 추미애 제가 보좌진을 시킨 사실이 없습니다.

(12) 윤재옥 의원 없습니까?

법무부장관 추미애 예.

(13) 법무부장관 추미애 그것은 아들이 스스로 본인이 아프니까 아픈 진단서를 떼고 이메일로 또 본인 스스로가 병사용 진단서나 군에서 요구하는 그런 여러가지 서류들을 직접 보냈다고 하고 아들이 다 처리한 겁니다. 보좌관이 처리해준 것도 아니고요.

(14) 윤재옥 의원 장관님, 백번을 양보해서 우리가 자식 귀하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지요? 같은 상황에서 부대 귀대 날 아마 대부분의 부모들은 애들이 아프다 해도 일단 데리고 부대로 가서 병가나 휴가 연장을 신청하지 전화 한 통으로 이렇게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대한민국에 얼마나 되겠습니까?

법무부장관 추미애 아픈데 아들이 혼자서 진단서 끊고 그 증명을 다 했던 것이고요. 그 후에 추가로 병가는 안 된다고 해서 개인이 쓸 수 있는 휴가는 된다라는 허락을 받아 가지고 개인 휴가로 처리를 한 채로 여전히 아픈 채로 제대로 복귀를 한 것이고요.

(15) 박형수 의원 장관님, 지난 9월 1일날 예결위에서 장관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한 사실이 있느냐 했는데 없다라고 답변을 하셨어요. 오늘도 그렇게 답변하셨습니다. 그렇습니까?

법무부장관 추미애 제가 보좌관에게 전화 걸라고 시킨 사실이 없다를 명확하게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16) 박형수 의원 제 질문은 ‘보좌관이 아들 부대에 전화한 사실이 있습니까?’입니다.

법무부장관 추미애 그것은 제가 알지 못합니다. 그렇게 물으셔도 제가 정확하게 답변드릴 수가 없습니다.

(17) 전주혜 의원 아들 휴가와 관련한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는 얘기지요?

법무부장관 추미애 관여할 필요가 없었지요. 아픈 아들…….

(18) 전주혜 의원 그러면 그날 병가 연장 관련해서 혹시 별도로 보좌관이 군부대 관계자에게 연락한 사실 없습니까?

법무부장관 추미애 그것은 제가 확신할 수는 없고요. 그것 때문에 조사를 하고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조사를 마치면 결론이 나지 않겠습니까?

(19) 전주혜 의원 지시한 바 전혀 없으십니까?

법무부장관 추미애 지시한 바 없습니다.

(20) 전주혜 의원 국민들이 보고 있습니다. 지시한 바 없다고 약속하시는 거지요?

법무부장관 추미애 아니, 의원님께 약속을 할 필요는 없고 제가 지시하지 않았습니다.

전주혜 의원 국민들이 보고 있습니다.

(21) 전주혜 의원 휴가 신청을 언제 했는지 알고 계십니까?

법무부장관 추미애 당연히 그 전에 했겠지요, 정상적으로. 안 했다면 그렇게 휴가가 이루어졌겠습니까?

(22) 전주혜 의원 확인해본 적은 없으시지요?

법무부장관 추미애 여러분들께서 고발을 하셔서, 저는 정상적으로 처리됐다는 것을 믿고 있는 사람이고 제가 특별히 편법을 쓸 이유도 없는 것이고.

(23) 전주혜 의원 지금 신청 시점을 여쭤봤습니다.

법무부장관 추미애 그것은 수사하면 드러나겠지요. 제가 그것을 모릅니다, 사실.

(24) 전주혜 의원 잘 모르신다는 거지요?

법무부장관 추미애 예.

2020년 9월 17일 국회 대정부질문(추미애 장관 거짓말 3회)

(25) 김상훈 의원 세 차례에 걸쳐서 휴가가 연장될 때마다 의원실의 보좌관이 군 관계자에게 전화를 해서 부탁을 한 사실은 알고 있습니까?

법무부장관 추미애 제가 보도를 통해 알고 있고요.

(26) 최형두 의원 장관님, 좀 전에 장관님 의원실 보좌관이 아들의 세 차례의 휴가 연장 관련해서 전화를 했다고 인정했지요?

법무부장관 추미애 모릅니다, 저는. 몇 차례인지…….

(27) 최형두 의원 보좌관이 지금 한 행위는 부정 청탁 금지법에 따라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알고 계십니까?

법무부장관 추미애 무엇을 물으시는지 모르겠는데요, 일단 사실이 전제돼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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