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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업에 손님 끊긴 대학가
학생들 “학교 앞 식당·카페 살리자”
소비자는 싸게, 매장엔 손님 ‘단비’
꽃집·카페·서점은 정기구독 서비스로 선결제 유도
인프라 구축, 소비자 불안은 숙제
“정부, 인프라 지원·관련법 제정을”

22일 낮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앞 선결제 쿠폰 사용 식당에서 학생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2일 낮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앞 선결제 쿠폰 사용 식당에서 학생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 4월 결성된 고려대학교 프로젝트팀 ‘앙상블’은 학교 주변인 서울 성북구 안암동 상권을 살리느라 애쓴다. 안암동 식당·카페에서 쓸 수 있는 할인권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학생들의 자발적 선결제를 유도하는 프로젝트다. 점주 입장에선 일부나마 현금을 미리 확보할 수 있고, 학생들은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식당들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지금까지 가게 10여곳이 두 차례 진행된 프로젝트에 참여해 총 600만~7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엔트리파워볼

앙상블 팀장 박선우(23·경영학과 4)씨는 “한 가게당 50만~100만원의 매출을 발생시키는 정도여서 액수가 크지는 않다. 다만 손님의 발길을 다시 매장으로 돌린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상권은 학기 중 매출로 여름과 겨울 방학의 적자를 메우는 ‘6개월 장사’ 상권인데, 올해는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고 도서관 등 학교 시설물 이용도 제한되면서 평소의 방학 때보다도 매출이 더 빠졌다. 박씨는 “신입생들은 선배들과 와본 곳을 미래의 후배들과 같이 올 것이기 때문에, 선결제 프로젝트는 끊어진 발길을 잇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팀원 장수아(21·국제학부 3)씨도 “소상공인의 오프라인 매장은 비대면 서비스에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다. 온라인 선결제를 통해 사장님 매출도 늘리고, 온라인 환경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한 골목상권에 소리 없는 훈풍이 불고 있다. 소비자들은 ‘추억이 깃든 가게’가 코로나19로 사라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선결제에 나서고, 자영업자들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도 만족할 수 있는 구독 모델을 새롭게 개발하며 화답하고 있다.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이겨내려는 ‘연대 소비’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싹트는 중이다.

■ “선결제에 지치지 말자는 힘 얻어”

선결제가 골목상권의 생존에 보탬이 될 수 있을까. 골목상권을 지키는 소상공인들은 ‘그렇다’고 말한다. 임대료, 전기요금 등 고정비는 고스란히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적은 액수라도 도움이 된다는 게 선결제를 받아본 업주들의 말이다. 고려대 선결제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탈리아음식 전문점 ‘일곱평’의 김진구(43) 사장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15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히포크라테스 스프’ 김혁(51) 사장도 “매출에도 도움이 되고, 온라인에서 홍보 효과도 누리고 있다”며 “더 좋은 음식, 깨끗한 음식으로 선결제 고객의 신뢰에 보답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결제 응원’에 다시 힘을 내는 이들도 있다. 경기도 안양시 평촌동에서 ‘카페919’를 운영하는 장재연씨는 “4월에 너무 절망적이었는데, 선결제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지치지 말고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진심으로 했다”고 말했다. 5년째 이곳에서 동네 장사를 해온 장씨는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지만, 보건소에 무료 음료를 보내고 경찰관·소방관에게 50%씩 할인해주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장씨는 “선결제 고객을 보며 ‘여기서 문을 닫으면 손님들의 응원도 사라지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고 했다.

식권업체도 재택근무로 타격을 입은 오피스 상권 선결제에 나섰다. 모바일 전자식권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식신’은 지난 5월부터 500여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식권 선매입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원래 식권 사용 후 한달치를 정산해주는 방식이었는데, 미리 한달치를 식당에 선지급하는 것이다.

안병익 식신 대표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거래액이 일정 금액 이상인 우량한 식당에 선결제하고 있다”며 “한달 선결제 규모가 10억원인데 향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식신으로부터 매달 200만~300만원의 선결제를 받는 윤동협 ‘포브라더스’ 사장은 “임대료도 못 내는 어려운 상황인데, 식권 선결제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 골목상권은 꽃·커피 구독도 개발 중

소비자들이 믿고 결제할 수 있는 정기구독 등 새로운 모델을 구상하는 소상공인들도 늘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꽃 구독 모델을 도입한 꽃집 ‘튜스데이’ 사장 권나윤(42)씨는 “최소한의 고정적인 수입이 생길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씨는 꽃집이 있는 경기도 양주시 일부 지역에 한해 월 5만원을 받고 한달에 네번 꽃을 집으로 보내준다. 권씨는 “정기구독 고객이 서른 분만 계셔도 한달에 150만원이다. 고객이 늘어 사입해오는 양이 많아지면 가격 면에서도 이득이니 그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골목상권의 특색을 살린 개성 있는 구독 모델에 대한 고민도 이어진다. 서울 종로구 옥인동에서 ‘카페 알베르게’를 운영하는 정세미(35)씨와 ‘효자카페’를 운영하는 장지하(35)씨는 지난 4월 한 할인 앱의 제안을 받아 커피 구독을 실험해본 뒤 ‘개성 있는 구독 서비스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굳혔다고 했다. 정씨는 “구독 서비스를 하면 업주는 가게를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고객은 할인된 가격에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작은 카페의 특성을 살린 콘텐츠를 더하는 방식의 구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씨도 “커피 추출 방식과 원산지를 달리하는 식의 개성 있는 구독 서비스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에 따라 매출이 들쑥날쑥한 소상공인 입장에선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선결제하거나 정기구독을 이용하게 되면 현금 흐름을 좀 더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일찌감치 한달에 한권씩 배송해주는 정기구독 모델을 도입한 박은지(32) 서점 ‘부비프’ 사장도 “코로나19 이후로 매출이나 손님이 많이 줄었는데, 구독은 6개월~1년치를 한꺼번에 결제하다 보니 고정 매출이 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됐다”며 “구독 책을 서점에서 수령하는 분들도 매달 한번씩 서점에 와서 다른 책을 더 사 가기도 한다. 요즘처럼 손님이나 매출이 줄어들 때 큰 장점”이라고 했다.

소비자들도 골목상권의 구독 서비스를 반긴다. 직장인 장아무개(31)씨는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와인바에서 판매하는 와인 구독을 시작했다. 가입자의 취향에 맞는 와인 1병을 매달 집으로 보내주는 구독 서비스다. 장씨는 “코로나19로 와인바에 잘 가지 못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아이디어가 좋아서 가입했는데, 결국 어려운 가게를 살린다는 의미도 있다고 느꼈다. 작은 꽃가게 구독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정부도 인프라 구축 지원해야”

물론 아직은 소수의 사례일 뿐이다. 자발적 선결제나 구독 결제로 발생하는 매출이 소상공인들에게 크고 작은 도움이 되고 있지만, 대다수의 소상공인이 이런 서비스를 구축하기란 쉽지 않다. 코로나19 1차 유행 직후인 지난 4월 정부가 나서 선결제를 장려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내진 못했다. 마땅한 연결 플랫폼도 없이 사실상 소비자의 선의로 이뤄지는데다, 구독 서비스도 온라인 판매채널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홍보나 판매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자칫 선결제나 정기구독을 한 가게가 갑자기 문을 닫는 건 아닐지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지난 5월 다니던 필라테스 업체가 갑자기 문을 닫으면서 미리 낸 30만원을 날렸다는 윤아무개(32)씨는 “해당 업체가 문 닫기 직전 주까지 회원을 받아서 믿고 있었는데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면서 환불도 받지 못했다”며 “직접 이런 일을 겪으니 선결제에 대한 불안함이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연대 소비’의 싹을 더욱 키우려면 정부의 인프라 지원 및 관련 법 제정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조혜정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상공인들이 구독 서비스 등을 하려 해도 플랫폼 등 인프라 구축이 덜 된 경우도 있고, 판매방식이나 결제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부족한 인프라는 정부에서도 지원한다면 활성화될 것”이라며 “소상공인 서비스와 관련해 신뢰가 잘 구축되지 않은 문제도 있는데, 이는 소상공인 브랜드와도 관련 있는 문제이기도 해 법의 미비한 점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민정 박수지 김윤주 기자 shin@hani.co.kr

2분기 코로나19 사태에도 태블릿 판매 26% 증가
삼성 ‘갤탭S7’ 사전예약 첫날 매진..애플 신작도 ‘술렁’
“언택트 확산에 개인 PC수요 증가하면서 태블릿 부상”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직장인 김대로(가명, 42)씨는 지난달 초등학생인 두 자녀의 온라인 수업용으로 태블릿 1대를 추가 구매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김씨와 부인(교사)이 모두 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늘어난데다,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을 듣게 되자 기존 노트북 2대만으로는 감당이 안 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3월에도 아이들용으로 (태블릿) 1대를 사줬는데, 2학기에도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니 두 아이 각각 필요하다고 해서 또 사주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2분기 주요 업체의 전년대비 태블릿 판매량 및 성장률. (자료= 카날리시스)
올해 2분기 주요 업체의 전년대비 태블릿 판매량 및 성장률. (자료= 카날리시스)

태블릿 시장 5년만에 성장…‘갤탭S7’ 첫날 완판사태도

코로나19로 생활 전반의 많은 것이 변화했다. IT 시장에서도 여러 트렌드가 새롭게 생겨났는데, 그중 하나가 태블릿의 전성기다.파워볼게임

23일 삼성전자(005930)에 따르면 태블릿 신제품 ‘갤럭시탭S7’은 사전예약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18일부터 현재까지 전작대비 약 3배 이상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갤럭시탭S7은 사전판매 첫날에는 전작대비 10배에 달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태블릿 제품으로는 이례적으로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애플이 최근 공개한 ‘아이패드 에어4’와 ‘아이패드 8세대’에 대한 시장 반응도 심상치 않다. 아이패드 에어4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애플은 높은 가격 탓에 ‘아이패드 프로’ 구입을 망설였던 소비자들에게 아이패드 에어4가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1% 늘어난 3750만대였다. 태블릿 시장이 2015년부터 해마다 뒷걸음질 쳤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폭발적인 증가세다.

태블릿 시장에서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는 애플의 올해 2분기 아이패드 출하량은 전년동기대비 19.8% 늘었으며, 삼성전자의 태블릿 판매량은 39.2% 급증했다.

3분기 들어 주요 제조사들이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고, 연말 쇼핑시즌과 선물수요 등이 겹치면 올해 연간으로도 태블릿 판매량은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이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탭S7’ 시리즈(왼쪽)와 애플이 최근 공개한 ‘아이패드 에어4’. (사진= 각사)
삼성이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탭S7’ 시리즈(왼쪽)와 애플이 최근 공개한 ‘아이패드 에어4’. (사진= 각사)

‘찬밥신세’였던 태블릿 개인 PC 수요 증가에 ‘好好’

태블릿은 출시 당시에는 휴대폰보다 큰 화면과 뛰어난 PC에 비해 뛰어난 휴대성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점차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끼어 ‘찬밥신세’가 됐다.파워볼엔트리

스마트폰이 6인치대로 커지고 PC 수준으로 성능이 향상된데다, 랩톱(노트북)은 경량화를 거듭해 고성능을 탑재하고도 가볍고 얇아졌다. ‘어중간한’ 크기의 태블릿은 갈곳을 잃고 하락세를 걸었다.

올해 태블릿이 반전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코로나19 사태 덕분이었다. 언택트 생활방식이 확산되면서 기존 보유중인 노트북이나 데스크톱만으로는 가족 구성원 모두의 재택근무, 온라인 강의, 엔터테인먼트(게임·동영상시청) 등의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데이빗 마이어 IDC 소비자 기술 전략 서비스 부사장은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식당과 극장, 기타 일상적인 활동에 제약을 받고 가정에 머물러야 했다”며 “2분기 PC·태블릿 수요는 연말(성수기)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태블릿을 가정에서 활용하는 빈도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태블릿의 크기는 온라인 강의와 게임 등에는 충분했고, 노트북보다 저렴한 가격은 신규 구매자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다만, 업계에서는 태블릿의 판매 증가세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언택트 환경 확산은 호재이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경기 침체와 디지털 기기 교체 주기 장기화로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장영은 (bluerain@edaily.co.kr)

문턱 확 낮춰진 공공재개발..상인 동의 없이도 추진
서장훈 7층 건물도 흑석2구역 재개발 대상
낮은 동의률로 상가·신축빌라 소유주 등 반발 우려
“정부 개입으로 갈등 중재 필요”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이 ‘공공재개발’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방송인 서장훈씨의 건물이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서씨의 건물이 있는 흑석2구역은 상인 등의 반대로 10년 넘게 재개발 추진이 어려웠던 곳인데, 정부의 도움으로 재개발 추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상인 동의 없이도 흑석2구역 재개발 가능…서장훈, 최소 5억 손해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흑석2구역 재개발추진위원회는 이날부터 시작하는 공공재개발 공모에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흑석2구역은 2009년 3월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설립했으나 11년 동안 조합설립을 하지 못하고 있다. 9월 기준 조합 설립에 동의한 동의률은 70%에 불과해 설립 요건(75%)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재개발은 다르다. 주민 66.7%(촉진지구 및 조합설립 구역의 경우 50%)만 동의하면 사업 추진이 가능해 흑석2구역 주민들은 공공재개발을 노리고 있다.

문제는 상인들이다.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주민 중 20%가량이 흑석2구역 상인인데, 이들은 재개발에 회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흑석2구역 ‘알짜자리’에 상가건물을 가지고 있는 서장훈씨도 마찬가지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서장훈씨를 포함해 상인 대부분이 앞서 조합설립에 찬성하지 않아 사업 추진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상인들이 재개발 추진에 반대하는 이유는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착공하는 수년 동안 장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건물주들은 더 손해다. 임차한 상인들은 영업이익에 따라 일정 부분 현금보상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건물주들은 임대료 보상을 전혀 받지 못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상가 보상은 직접 장사를 하는 상인을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중개업계는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인 서씨 건물 임대료를 월 3000만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철거부터 입주까지 대략 2~3년 걸린다고 볼 때 최소 5억원 이상의 임대료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물론 새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상가와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긴 하지만, 시세가 아닌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분양이 이뤄지기 때문에 큰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시세보다 감정평가액이 통상 작기 때문이다.

이 건물의 연면적은 1782㎡으로 1991년에 지어진 노후 건물이다. 서씨와 가족이 공동명의로 소유 중인 이 건물은 2005년 매입 당시 시세가 58억원이었으나 2020년 약 120억원으로 평가된다.

밀어붙이기식 가능…여기저기 ‘마찰음’

일각에서는 주민 66.7%의 동의만으로도 사업 추진이 쉬워지는 공공재개발 특성상 주민간 갈등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반 재개발사업에 비해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건물주와 상인 외에도 신축 주택 소유주 등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공공재개발을 고민 중인 성북1구역도 신축 빌라 소유주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성북1구역 재개발추진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구역의 신축 빌라는 전체 가구 수의 25%로 추정된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최신 건물을 허물어야 하는 소유주들의 입장에서는 공공재개발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신축 빌라소유주를 제외하고 나머지 주민 54%는 공공재개발에 동의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민간 재개발과 달리 공공재개발 사업은 정부가 갈등 조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안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이제까지 민간 재개발 사업지에서 주민간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흔했다”며 “공공재개발은 동의률이 더 낮은 만큼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갈등 조정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 전문 김예림 변호사도 “상가의 경우 상인들이 별도의 기구를 마련해 자신의 이익을 요구하는 등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지의 여러 이해관계를 살펴 사업 계획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황현규 (hhkyu@edaily.co.kr)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임대차법 시행과 재건축 실거주 요건 강화로 전세 물량이 씨가 마르고 있다. 가을 이사철 등 계절적 요인 등이 맞물려 전세수급난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되며 이는 전셋값 상승 뿐만 아니라 오피스텔 시장에까지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사진은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아파트단지 밀집지역에 위치한 부동산. 2020.9.22/뉴스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임대차법 시행과 재건축 실거주 요건 강화로 전세 물량이 씨가 마르고 있다. 가을 이사철 등 계절적 요인 등이 맞물려 전세수급난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되며 이는 전셋값 상승 뿐만 아니라 오피스텔 시장에까지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사진은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아파트단지 밀집지역에 위치한 부동산. 2020.9.22/뉴스1
지난 7월 31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통해 집주인과 세입자 간 분쟁이 조정된 첫 사례가 나왔다. 조정사례를 보면 전형적인 ‘나쁜 집주인’과 ‘착한 세입자’ 구도는 아니었다.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의 고액 전세를 둘러싸고 벌어진 다툼이었다.

아리팍 12억 전세 두고 벌어진 분쟁조정.. 세입자 손 들어줬다

22일 대한법률구조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 7월31일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이 시행된 이후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인해 집주인과 세입자간 분쟁이 벌어져 조정이 된 사례가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분쟁조정 첫 사례는 공교롭게도 ‘평당 1억’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초고가 아파트로 통하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에서 나왔다. 이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은 30억원에 육박한 만큼 전세보증금도 12억원이 넘는다.

전세계약은 지난 2018년 12월 체결돼 당초 7월 20일 끝날 예정이었는데 집주인과 세입자 합의에 따라 8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그러면서 9월부터 10월까지는 보증금 1억원·월세 400만원으로 전환하고, 11월부터는 월세를 500만원으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임대차법’이라는 중요 변수가 생겼다. 7월 31일 임대차2법이 시행되자 세입자는 이날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월세로 전환하지 않고 전세로 2년간 더 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7월 20일 전세계약이 끝날 예정이었다가 8월 말로 연장됐기 때문에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는 판단에서다.

세입자가 갱신권을 행사한 날은 공교롭게도 임대차2법이 시행된 첫날이자, 세입자가 갱신권을 요구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전세계약 만료 1개월 전까지 행사할 수 있는데 그 날이 바로 7월 31일이었던 것이다. 세입자가 하루라도 늦었다면 갱신권을 행사할 수 없었던 셈이다.

집주인의 생각은 달랐다. 원래 전세기간은 7월 20일 끝났다는 주장이다. 10월까지 약속대로 월세 400만원을 내야하며 그 이후엔 월세 500만원을 내든지 아니면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했다.

분조위는 세입자 손을 들어줬다. 연장된 계약에 따라 전세만료 기간을 8월 말로 봐야 하며, 7월 31일 갱신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세입자는 2022년 8월 말까지 2년간 더 살 수 있게 된 것. 다만 세입자와 집주인의 합의에 따라 전세는 월세로 전환키로 했다. 8월부터 보증금 7억5000만원에 월세 180만원을 내기로 했다. 월세 수준은 임대차법상 전월세전환율 상한선(4%)을 적용해 정해졌는데 당초 400만원 혹은 500만원을 부담해야 했던 세입자는 다달이 250만원 이상 절약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본인이 원하면 임대차 기간 2년을 다 채우지 않아도 된다.


은마 5억짜리 전세계약..전세 6개월 연장해 놓고 집주인도 세입자도 불안했다

두 번째 사례도 강남 아파트였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5억4000만원짜리 전세 계약으로 조정 신청이 들어왔다. 전세기간은 당초 2016년 11월부터 2018년 11월까지였다가 재계약을 하면서 2020년 11월로 연장했다. 세입자가 퇴거하면 집주인이 실거주 할 계획이었는데 세입자가 “이사갈 집을 구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2021년 6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를 했다.
이런 가운데 7월 31일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혼란이 생겼다. 6개월 연장을 계약갱신청구권으로 볼 수 있는지부터 불분명하다. 행사한 것이 아니라면 세입자가 ‘변심’해 내년에 “2년 더 살겠다”고 할 수 있다. 집주인은 “내가 실거주 하겠다”며 거부할 수는 있지만 본인 이사 준비 기간 등에서 불확실성이 생긴다. 세입자 입장에서도 11월 이후 집주인이 “내가 살테니 나가달라”고 할까봐 불안했다.

분조위는 6개월 연장은 계약갱신권 행사로 보지는 않았지만 집주인과 세입자간 합의에 따라 6개월 후에는 세입자는 퇴거하고 집주인은 보증금을 돌려주도록 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임대차법 26조4항에 따라 ‘강제집행’을 하기로 조정했다. 새 법 시행에 따라 각자의 지위가 불안정하다고 판단돼 확실한 조치를 한 셈이다.


임대차 민원 건수 1.3만건으로 폭증..사례·판례 없어 ‘깜깜이’

한편 새 임대차법 시행일인 7월 3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분조위 신청 건수는 207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5건 대비로는 신청 건수는 줄었다. 다만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제기된 민원 건수는 이 기간 1만350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770건 대비 2배 가까이 폭증했다. 민원을 제기한 후 분쟁조정을 접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민원을 통해 궁금증이 해결되면 분조위로 가진 않는다.
분조위 접수건을 유형별로 보면 법 개정 이후 임대차 기간과 관련한 다툼이 지난해 한건도 없다가 올해 4건 늘었다. 계약갱신·종료는 3건으로 18건으로 늘었고 차임·보증금 증감은 5건 신규 접수됐다. 지난해엔 한건도 없었다. 새 임대차법이 시행 된 지 두 달이 되지 않은 만큼 향후 분쟁조정 건수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임대차보호법은 큰 틀의 원칙만 법에 명시하고 있어 분조위 조정 사례나 재판을 통한 판례가 중요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는 1년 혹은 2년 주기로 조정 사례를 책자로 내는데 그치고 있어 분쟁조정 사례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매년 방사선 4~5mSv 피폭 사례도..박상혁 의원 “안전 기준 보완해야”

이륙하는 비행기 [촬영 안철수]
이륙하는 비행기 [촬영 안철수]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항공 승무원 1천96명의 방사선 피폭량이 원자력발전소 종사자 평균 피폭량보다 10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항공 승무원 피폭량이 다른 방사선 관련 직군보다 월등히 높은 상황이지만, 승무원 피폭 관리와 예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운항·객실 승무원 피폭 현황’ 등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 운항·객실 승무원 1만628명 중 986명의 우주 방사선 피폭량이 4mSv(밀리시버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운항 승무원 301명의 방사선 피폭량은 4~5mSv, 68명의 피폭량은 5~6mSv에 달했다. 피폭량이 4~5mSv인 객실 승무원은 617명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운항·객실 승무원 5천653명 중 110명의 피폭량이 4mSv 이상이었다. 운항 승무원 2명이 5~6mSv, 107명이 4~5mSv다. 피폭량이 4~5mSv인 객실 승무원은 1명이다.

일부 승무원은 지난해 평균 피폭량이 0.43mSv인 원전 종사자보다 10배가량 더 많은 방사선에 노출된 것이다.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전체 평균 피폭량 역시 2.82mSv와 2.79mSv로 원전 종사자 평균보다 높았다.

일부 승무원의 방사선 피폭은 수년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승무원 중 방사선 피폭량이 가장 많은 운항 승무원의 5년 동안(2015~2019년) 피폭량은 25.44mSv, 객실 승무원의 피폭량은 22.02mSv에 달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5년간 가장 많이 피폭된 운항 승무원의 피폭량이 19.35mSv다.

이들 모두 매년 4~5mSv의 방사선에 꾸준히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항공편은 방사선이 급증하는 태양 폭발 경보가 발령됐을 때 고위도에서 고고도 운항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주전파센터는 태양 폭발 경보가 발령됐을 때 고위도 고고도 비행은 방사선 피폭 위험성을 높인다고 경고한다.

일부 항공기는 북극항로가 아닌 우회 항로를 이용한다는 이유로 고도를 낮추지 않았다.

하지만 우회 항로는 방사선 피폭량을 크게 줄이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대한항공 뉴욕 노선의 방사선 피폭량을 측정한 결과 우회 항로 방사선 피폭량은 북극항로의 93%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박상혁 의원은 “항공 승무원 피폭 관련 정보는 국토부 고시상 5년 보관하게 되어 있고, 이마저도 이직 시 누적이 되지 않고 있다”며 “국제적 기준에 맞게 퇴직 후 30년간 기록을 보관하게 하는 등 승무원 우주방사선 안전기준을 확대·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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