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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혐의 받는 후보생, 증거인멸 시도 정황..주변인 진술도 ‘음주’ 입증
해군 측은 당사자 해명만으로 ‘혐의 없음’ 처리..형평성 논란도 불거져
해병대 후보생들도 음주 파티 정황 제보..임관식은 10일 예정대로 개최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아시아경제DB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OO야, 나 XX 원산데. 그 날 들어온 거 말 좀 맞추고, 나하고 연락한 거 흔적 다 지워.”

해군 준사관 임관식을 앞두고 훈련기간 중 생활관에 술을 반입한 의혹을 받는 후보생 A 원사와 후임 부사관 사이의 통화 내용이다. 해군교육사령부가 헌병대와 군사경찰까지 투입해 음주사고 전수조사에 나선 사실을 알게 된 A 원사가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까지 빌려 다급하게 증거를 없애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본지가 입수한 통화 녹취에 등장한 후임 부사관은 훈련기간 중 A 원사의 지시를 받고 ‘무언가’를 들고 생활관을 찾아 A 원사를 만났다.FX시티

해군교육사령부에서 발생한 준사관 후보생들의 음주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관련자들의 진술, 통화 녹취 등 음주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충분한 데도 해군 측은 당사자들이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무런 처벌을 내리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본지 7월7일 보도 ‘해군, 술 마신 부사관 십여명 더 있다…사상 초유 임관식까지 연기’ 참조

RFID 출입 기록, 주변인 진술은 ‘음주’…당사자들만 ‘부인’

9일 해군과 국회 국방위원회 등에 따르면 해군은 지난 7일 이번 음주사고에 연관된 이들의 퇴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교육평가위원회를 개최했다. 음주 혐의로 이날 교육평가위에 참석한 후보생들은 총 10명. 앞서 퇴교 조치된 부사관 3명과 주류 반입을 도운 부사관들의 진술에서 음주를 한 것으로 지목된 이들이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6명은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본인들이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고, 이를 반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나머지 4명 중 2명은 주류 반입 사실이 확인됐고, 이를 방관한 1명과 외부인을 접촉한 1명은 혐의가 인정됐으나 이들 또한 퇴교는 피했다. 해군은 이들에게 과실점을 부여하고 특별과업을 하도록 조치했다. 사실상 솜방망이 징계인 셈이다.일찍 적발된 이들은 ‘퇴교’, 늦게 적발된 이들은 ‘벌점’…오락가락 처벌 기준

이 같은 처분을 두고 해군 내부에서도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퇴교 조치된 3명의 경우 교육평가위에는 참석도 못한 채 소명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중징계 처분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진 것. 해군 기초군사교육단 양성평가예규에 따르면 사건·사고 발생 시 당사자들은 자신에게 불리한 처분을 피할 수 있도록 최종 소명할 기회를 부여받아야 한다. 그러나 해군 측은 이들이 음주사실을 인정했다는 이유만으로 교육평가위에 회부도 하지 않고 퇴교 조치했다.

뒤늦게 음주 정황이 포착돼 7일 교육평가위에 회부된 10명의 부사관들에 대한 처분 자체도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본지가 입수한 ‘준사관후보생 음주 관련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B 후보생은 앞서 퇴교 조치된 C 후보생이 상습 음주자로 지목한 인물이다. 또 사건 발생 후 진행한 사전 인터뷰와 1차 진술서, 2차 진술서 모두 상반된 내용으로 작성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는 정황이 충분한데도 별다른 처분을 받지 않았다.

훈련기간 내내 높은 평가를 받으며 후보생 대표자로 지낸 D 원사도 마찬가지다. 후임 부사관인 E 상사와 F 상사가 나란히 6월21일과 24일 소주 640㎖와 캔맥주 4~6개를 전달했다고 진술했으나, 해군은 이를 부인한 D 원사의 진술만 수용했다.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꼴…객관성마저 잃은 해군

이처럼 같은 음주 정황을 놓고도 정반대의 처분을 내놓자 앞서 퇴교 조치된 3명의 부사관들은 행정소송과 인사소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퇴교 조치된 이들의 경우 임관 자체가 무효가 돼 기존의 계급을 유지해야 하지만, 나머지 인원들은 이대로 임관식에 임할 경우 준위 계급장을 달게 된다.

이번 사건에 대한 해군의 초동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다. 후보생들의 비위 행위를 처음 접수한 해군은 후보생들의 교육을 총괄하는 기초군사교육단에서 조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이번 훈련기간 중 후보생 일부가 흡연을 하다 적발됐으나 과실점만 부여하는 등 제대로 된 처분이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발생하자 해군교육사 감찰실이 투입돼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흡연 또한 음주와 마찬가지로 퇴교 대상에 해당하는 A급 과실이다. 그러나 10여명을 추가 적발한 해군교육사의 감찰 조사 결과와는 달리 기초군사교육단 간부들로만 이뤄진 교육평가위에서 이들에 대한 퇴교 조치는 부결됐다.해군 미진한 대응 중 또 다른 음주사고 제보…임관식 강행한다는 해군

더욱이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진 이튿날인 8일 오전에는 또 다른 음주 사고 제보가 해군교육사 감찰실에 접수됐다. 훈련기간 중 함께 훈련받은 해병대 소속 준사관 후보생 중 생일자가 있어 생활관 내에서 생일 파티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도 주류가 반입돼 술판이 벌어졌다는 것. 이번 준사관 후보생 훈련 인원 66명 가운데 해병대 소속은 모두 13명으로, 제보에 의하면 이 중 2~3명을 제외한 인원이 생일 파티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를 접수한 해군교육사 감찰실은 해당 사건에 대해 재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해군은 오는 10일 오후 2시 예정대로 제61기 준사관 후보생 임관식을 열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음주 혐의가 입증되더라도 준위의 경우 직별 자체가 다른 탓에 강등이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임관식 이후 이들에 대한 처벌은 견책 등 경징계에 그칠 수 있다.이에 대해 해군 관계자는 “교육평가위원회에서 음주를 확실히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추가 퇴교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에 따라 임관식도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로 제보가 접수된 해병대 후보생들의 음주 건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사실 관계를 알지 못해 좀 더 확인해보겠다”며 “임관식 이후에도 혐의가 입증된다면 강력하게 처벌한다는 방침”이라고 답변했다.

철원 유정리 농민들 40년간 농사짓던 땅 졸지에 빼앗길 처지
농민 “장기 임대 또는 수의계약” vs 농어촌공사 “규정 없어 어려워”

철원 유정리 농지 가리키는 농민 [촬영 양지웅]
철원 유정리 농지 가리키는 농민 [촬영 양지웅]

(철원=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저 멀리 전봇대 보이지? 저기부터 이곳 비닐하우스 너머까지 다 야산이었어. 40년 전에 농민들이 돈과 땀을 바쳐서 옥토로 일궈놓은 것이지.”파워볼게임

9일 오전 강원 철원군 민통선 마을인 유정리에서 만난 농민 김경묵(69)씨는 손으로 넓은 농지를 가리켰다.

김씨의 설명만으로는 드넓은 논이 산이었을 것이라고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철책과 맞닿은 드넓은 평야에는 오대벼가 뙤약볕을 쬐며 푸르름을 더하고 있었다.

기자가 “정말 산이었냐”고 되묻자 김씨는 “내가 1975년도에 여기 6사단에서 소 관리인으로 근무했다”며 “야산은 공동묘지였고 인근 풀숲에 소 먹일 꼴을 베러 갔다가 군인들로부터 ‘지뢰밭에 들어가 죽을 작정이냐’고 호되게 질책받았다”고 회고했다.

식량 증산이 국가안보만큼 중요시되던 1980년, 당시 여당인 민정당과 지역 영세 농민들은 당시 무적지 임야인 산40번지 일원을 개간하기로 계획하고 이민섭 국회의원과 유재수 군수와 함께 육군을 설득해 6사단으로부터 개간 동의를 얻었다.

철원 유정리 농민들 [촬영 양지웅]
철원 유정리 농민들 [촬영 양지웅]

이에 농민들은 1년 동안 개간 작업을 거쳐 이듬해 첫 농사를 짓게 됐다. 하지만 개간지에서의 농사는 쉽지 않았다.파워볼사이트

쟁기를 끌다가 ‘터걱’ 소리에 돌아보면 논바닥에서 관뚜껑이 걸려 올라왔다. 농사 중 인골이 나오면 두 번 절을 하고 따로 모셨다. 지뢰도 수두룩하게 나왔다.

황무지였던 땅은 힘이 약해 아무리 비료를 붓더라도 벼가 웃자라지 못했다.

쌀을 제법 거두기까지는 5년가량 걸렸다.

갖은 고생으로 황무지를 옥토로 일궈낸 농민들은 40년 만에 땅을 뺏길 처지에 놓였다.

이들은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매년 임대료를 내고 농사를 지어왔는데, 공사가 지난 5월 임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올해를 끝으로 토지를 공개 매각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해당 농지는 6만7천여㎡ 규모로 20필지다. 13개 농가가 벼농사를 짓고 있다.

유정리 농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농민 김학진(62)씨는 “공문도 아니고 덜렁 전화 한 통으로 이제 땅을 가져가겠다는 얘기를 듣고 손이 떨려 농사일을 하지 못했다”며 “이는 농민의 고생을 전부 무시하는 처사”하고 하소연했다.

이어 “전기도 안 들어오는 땅에 전봇대를 세우고, 인근 농가의 거센 항의를 들어가며 멀리 저수지에서 물을 끌어와 농사지을 땅으로 만든 농민들의 노고는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토로했다.

한 농민은 “사기꾼들이 위조서류를 만들어 이 땅을 등기하려 할 때도 농민들은 고증 노력을 거쳐 신청을 기각시키며 이 땅을 지켜냈다”며 “현재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농어촌공사는 무슨 노력을 했냐”고 말했다.

농민들은 땅을 일구고 지켜온 자신들의 노고를 인정해 공개 매각이 아닌 장기 임대 또는 수의매각을 공사에 요구하고 있다.

철원 유정리 개간 농지 [촬영 양지웅]
철원 유정리 개간 농지 [촬영 양지웅]

이에 농어촌공사는 농민들의 요구를 당장에 모두 들어주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현재 유정리 농지 매각은 검토 중이며 확정한 사항은 아니다”며 “안정적인 용수 공급과 시설물 유지 관리를 위해서는 일부 자산을 매각해 재원으로 써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의매각 요구에는 “공개경쟁 입찰이 원칙이며 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등 규정에 따라 수의매각이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농민 사정을 모르지 않지만, 최초 농지 개간에 기여한 이들이 현재까지 해당 토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지에 대한 사실 확인도 어렵다”며 “농민들이 제출한 서류를 검토해 토지 매각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주간 신규 확진자 중 해외유입 36%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킹스루형·Open Walking Thru)에서 영국 런던발 여객기를 이용한 외국인 입국자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킹스루형·Open Walking Thru)에서 영국 런던발 여객기를 이용한 외국인 입국자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한달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해외유입 확진자가 468명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근 2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 중 해외유입 확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이른다. 해외유입 확진자 증가로 병상 등 의료자원 부담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왔으나 정부는 아직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9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해외유입 확진자는 22명으로, 누적 해외유입 확진자는 1768명으로 늘었다. 한달 전인 지난달 9일과 비교하면 해외유입 확진자는 468명 증가했다.

카자흐스탄,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유행이 거세지면서 최근 신규 확진자 중 해외유입 확진자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전날까지 2주간 발생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709명 중 해외유입 확진자는 255명으로 36%를 차지한다.

앞서 지난 5월25일부터 6월8일까지 2주간 해외유입 확진자 비율은 13.5%, 지난달 9일부터 23일까지 2주간 해외유입 확진자 비율은 27%를 기록했다.

해외유입 확진자의 경우 검역단계 또는 자가격리 중 확진 판정을 받기 때문에 추가 전파를 일으킬 가능성은 적다. 정부가 해외입국자 격리 방침 등을 시행한 이후 해외유입 확진자로 인해 추가 전파가 일어난 사례는 없다. 다만 최근 국내발생 확진자도 증가하는 만큼 일각에서는 병상 등 의료자원 부족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까지 병상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라고 봤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해외유입 확진자들 대부분 연령대가 낮고, 초기에 확진이 돼 무증상, 경증인 경우가 많다”며 “기저질환이 있거나, 60세 이상 고령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 입원하는 해외유입확진자는 인근 수도권 감염병 전담병원 또는 거주지 근처의 감염병 전담병원에 간다”며 “아직까지 대전과 광주를 제외하고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은 여유가 있고, 대전과 광주 확진자는 각각 충청과 전남 지역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입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전국 감염병 전담병원 보유병상 2885개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2217개다.

[경향신문]

9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경주시 2019년 ‘직장운동경기부 (성)폭력 실태 조사 결과보고서’의 설문조사 결과에 ‘해당사항 없음’이 적혀있다.
9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경주시 2019년 ‘직장운동경기부 (성)폭력 실태 조사 결과보고서’의 설문조사 결과에 ‘해당사항 없음’이 적혀있다.

경주시가 지난해 소속 선수들을 대상으로 폭력 실태를 조사했지만 폭력 사실이 없다는 결과를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조사엔 고 최숙현 선수도 참여했다.

9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경주시의 2019년 ‘직장운동경기부 (성)폭력 실태 조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설문 조사 결과 항목에는 ‘해당사항 없음’이 적혀 있다. 폭력·성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선수가 없었다는 취지의 결론이다.

그해 조사는 1월15일에 경주시청 실업팀 선수 전원인 39명에 대해 무기명으로 이뤄졌다. 조사 당시는 지난 2018년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씨가 조재범 전 코치의 상습 폭행 사실을 폭로한 직후였다. 고 최숙현 선수가 경주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팀에 소속돼있던 시기이기도 하다. 최 선수는 올해 1월1일 부산시체육회 소속으로 팀을 옮기기 전까지 경주시 직장운동경기부 선수로 생활했다.

설문지는 총 12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문항에는 “훈련 도중 구타나 얼차려를 당한 적이 있습니까?”, “훈련 또는 시합 중 모욕적인 성희롱 또는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습니까?”, “기숙사 또는 합숙소에서 지도자 또는 선배한테 구타(얼차려) 또는 성폭행(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습니까?” 등 질문이 포함됐다. 구타·얼차려·성희롱·성폭행 등 폭력 경험을 묻는 질문 아래엔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당했는지 묻는 문항과 ‘경험을 구체적으로 표시하라’는 질문이 추가됐다.

결과는 ‘해당사항 없음’이었다. 설문조사 후 면담내용의 ‘가해자에 대한 조치사항’, ‘피해자에 대한 조치사항’도 빈칸이었다. 향후 계획에만 “정기적인 실태조사로 직장운동경기부 (성)폭력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다함”이란 내용이 적혔다.

경주시청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경주시 소속 전체 팀의 전체 선수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최 선수가 있던 트라이애슬론팀 선수들도 참여했다”고 했다. 경주시청은 “(설문결과) 특이사항이 없었으니, 사후조치도 없었다”고 답했다.

경주시의회는 이날 경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경주시체육회가 지난해 실업팀 직장운동선수들의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폭력과 따돌림이 있었다는 폭로에 경악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면서 ”최 선수가 죽음으로서 알리고자 했던 체육계의 부조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 나아가 직장 운동선수들에 대한 인권 침해가 이번 기회를 통해 반드시 근절될 수 있도록 촉구한다“고 했다.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오전 자신의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망 전인 지난 2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 김모씨, 팀닥터 안모씨, 주장 장모씨, 선배 김모씨 등 4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4월엔 대학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폭력사건을 신고했다. 당시 협회는 감독 김씨에게 자초지종을 물었고 김씨가 ‘그런 사실 없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대한체육회는 최 선수 신고 접수 후 최 선수에게 피해 입증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만 되풀이했고 적극적인 보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최 선수는 사망 하루 전인 지난달 25일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사건을 진정했다.

[서울신문]사법부 대신 사회적 처벌 나선 디지털교도소

용의자들의 신상이 모자이크 없이 공개돼 있다/‘디지털 교도소’ 캡처
용의자들의 신상이 모자이크 없이 공개돼 있다/‘디지털 교도소’ 캡처

“범죄자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처벌인 신상공개로 피해자를 위로하겠다.”

국내 성범죄·아동학대 등 각종 범죄자와 용의자들의 얼굴과 개인정보를 30년간 공개해 사법부 대신 ‘사회적 처벌’을 하겠다는 익명 사이트 ‘디지털교도소’(nbunbang.ru)의 소개글이다. 이 사이트에는 최근 미국 인도 불허 결정을 받은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의 신상도 게재됐다. 그간 공개되지 않은 손씨의 사진과 함께 주소, 출신학교 등이 적혀 있다.

개인이 범죄자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지만 온라인에서는 디지털교도소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크다. “사법부가 못 한다면 개인이라도 범죄자를 응징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린다. 경찰은 디지털교도소 운영진에 대한 수사에 나섰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심의를 통해 사이트 차단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강해 벌어진 일이라며 사법체계 개혁 등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대한 처벌 내리는 사법부 대신 사회적 처벌“ 깊어지는 사법부 불신

디지털교도소의 등장 배경에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있다. 해당 사이트 운영자는 소개글에서 “대한민국 악성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처벌에 한계를 느끼고 이들의 신상정보를 직접 공개해 사회적인 심판을 받게 하려 한다”고 밝혔다.

8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손정우 미국 송환 불허 규탄 긴급 기자회견n번방에 분노한 사람들 제공
8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손정우 미국 송환 불허 규탄 긴급 기자회견n번방에 분노한 사람들 제공

사법부에 대한 분노는 지난 6일 손씨의 미국 인도 불허 결정 이후 들끓고 있다. 8일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손정우 미국 인도 불허 규탄 긴급 기자회견’에는 160여명이 검은 옷을 입고 참석해 ‘사법부도 공범이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었다. 주최 측인 ‘n번방에 분노한 사람들’의 리아는 “제대로 처벌이 이뤄지고 그 처벌이 범죄자를 계도하는 효과가 있었다면 디지털교도소라는 것은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대한민국 형사사법제도가 진정 피해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여성의당의 이진심 전략기획실장 역시 “성범죄·여성폭력의 피해자들은 이미 여러 경험들로 ‘사법체계와 법은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면서 “국민 법감정과 맞지 않은 판결들로 인해 디지털교도소가 탄생한 것이며, 그 자체로 사법부의 무능함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사기관·법조계 “디지털교도소 위법성 있다”

수사기관과 법조계는 디지털교도소의 위법성을 문제 삼는다. 운영자는 “동유럽권 국가에 설치된 방탄 서버에서 강력히 암호화되어 운영되므로 대한민국의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죄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경찰은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최근 이 사이트의 조력자를 특정해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디지털교도소 사이트 접속을 차단해 달라는 민원이 이날 오전 기준 14건 접수됐다. 이 중 6건은 개인정보를 공개당한 당사자 또는 위임장을 받은 대리인이 제기했다. 양진영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등에 해당할 수 있고 서버가 외국에 있어 압수수색이 어렵더라도 운영자가 한국인이라면 국내 처벌 가능성도 높다”면서 “사인에 의해 신상공개 등이 이뤄지는 것은 위험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법 시스템 개혁 필요한 때라는 증거” 지적 나와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 씨가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0.7.6 연합뉴스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 씨가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0.7.6 연합뉴스

사적 복수 대신 사법 시스템 개혁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성폭력 범죄 가해자들이 너무 가벼운 처벌을 받는 등 사법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누적되면서 시민 차원의 사회적 처벌에 대한 욕구가 커진 것”이라면서 “다만 사회적 처벌이나 사적 보복의 방식으로만 힘을 실어서는 근본적 문제 해결이 이뤄질 수 없으며 이 책임 역시 사법부에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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